한미그룹 경영권 갈등 심화…‘주총 소집’ 두고 대립 첨예

한미그룹 경영권 갈등 심화…‘주총 소집’ 두고 대립 첨예

기사승인 2024-09-05 15:56:55
한미약품 전경. 한미약품

한미그룹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인 연합 간 경영권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청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5일 3인 연합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위한 법원 허가를 신청한 데 대해 “개최 의사를 명확히 했고 일정을 조율 중인 가운데 법원을 통해 주총 소집을 서두르는 것은 정상적인 회사 경영을 흔들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묵묵부답하여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신 회장 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온 쪽은 신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3인 연합은 지난 4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을 위한 법원 허가를 신청했다. 한미사이언스에 총회 목적사항을 구체화해 임시주총 소집을 재청구했으나 회사 측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아 법원에 허가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3인은 기존 이사회 구성원 제한(10명)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과 이에 따른 이사 2인 추가 선임을 요구했는데, 이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차지한 형제 측과 갈등을 빚는 안건이다. 추가 선임 이사 2인은 신동국 회장(기타비상무이사), 임주현 부회장(사내이사)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신 회장 등은 지난 7월29일 이사 선임의 건을 포함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면서도 막상 이사 후보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며 “회사는 지난 8월2일 이사 후보자 등을 특정해주면 지체 없이 임시주총 소집 절차를 밟겠다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신 회장 측은 1개월이 지나도록 어떠한 입장도 밝힌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8월26일에도 이사 후보자를 특정하여 알려달라는 공문을 재차 발송했으나 신 회장 측은 이사진 구성을 고민하고 있다는 이유로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후 신 회장 측은 지난 2일 ‘이사 3인을 새로 선임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성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달리 이사 2인을 새로 선임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을 이사 후보자로 하는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는 “결국 오너 일가인 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전문 경영인을 운운했던 것은 허울뿐인 명목에 불과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라며 “신 회장 측이 갑작스레 임시주총 소집을 서두르는 것은 송 회장, 임 부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취득하기로 한 거래가 완료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결국 한미사이언스의 정상적 경영을 흔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대주주 3인 연합은 전면 반박에 나섰다. 3인 연합 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이 이관되는 과도기에 있는 상황”이라며 “한미약품그룹 경영과 조직 구성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경영권이 완전히 확보된 이후 한미사이언스도 한미약품과 마찬가지로 전문 경영인 이사 선임 및 대표이사 체제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맡을 생각과 의도가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면서 “최근 몇달간 사내외 인사들에게도 전문 경영인 체제 지지를 말해왔고, 최근 한미약품 본부장들에게도 전문 경영인 체제를 강조했으며, 이같은 임 부회장의 입장은 경제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 의장과 논의해 조속히 임시주총 소집을 결정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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