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지난 5월 경북 최초로 ‘저장장애 의심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저장장애 의심 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한 이 조례는 대상자의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 제정됐다.
저장장애 의심 가구가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으면서 정신건강을 회복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구미시가 이번에 주거 환경을 개선한 이 가구는 10년 동안 버리지 않은 쓰레기와 불필요한 물건으로 가득했다.
주방과 화장실, 현관까지 물건이 쌓여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웠으며, 이로 인해 이웃 주민들도 악취와 불편을 겪었다.
구미시가 이 가구에서 처리한 생활폐기물은 총 16톤에 이른다.
‘저장장애’는 물건을 과도하게 쌓아두는 강박성 행동장애로, 개인의 건강과 기본 생활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이웃에게도 악취와 미관 문제를 일으켜 지역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버리지 못하고 모으기만 하는 저장장애는 단순히 개인의 일로 치부하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나서 조기에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도 2019년 ‘저장강박 의심가구 지원 조례’를 제정해 매년 10여가구의 환경정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지원 대상 가구는 구미시가 지난 5월 진행한 ‘저장장애 의심가구 일제조사’에서 발굴됐다.
초기에는 강박 증세로 외부 개입을 거부했으나, 구미시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주거 환경을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구미시는 9개 기관과 20명이 참여한 민관협력 회의를 통해 청소 작업을 철저히 준비했다.
특히 9월 9일과 10일, 봉사자 20명과 전문 청소업체가 투입돼 대대적인 청소 작업을 진행, 16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처리했다.
이후 오염된 장판과 벽지 교체, 방역 작업을 완료하고 화장실 수리와 싱크대 교체를 지원해 해당 가구는 쾌적한 주거 환경을 되찾았다.
구미시는 이번 지원을 통해 심리 상담, 정신건강 치료, 일상 돌봄 연계 등 지속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대상 가구의 안정적인 생활을 도울 계획이다.
강명천 구미시 복지정책과장은 “저장장애 가구 지원은 단순한 청소를 넘어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따뜻한 공동체 의식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미=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