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게시판 논란’ 공개 설전으로 확전…당내선 “분열 발언 멈춰야”

국힘 ‘게시판 논란’ 공개 설전으로 확전…당내선 “분열 발언 멈춰야”

김민전 “당, ‘한동훈 사퇴’ 게시글 고발”…韓 “사실 관계 확인하라”
與 익명 관계자 “李 선고 앞두고 분열 발언 적절치 않아”

기사승인 2024-11-26 06:00:08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점차 확전될 기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내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공개석상의 발언은 경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25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김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당원 게시판에 ‘한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을 당이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만약 고발할 거라면 내게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라’는 문자 폭탄을 보낸 번호를 줄 테니 그들도 고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해당 발언을 들은 한 대표는 “발언할 때 사실관계를 조금 확인하고 말하면 좋겠다”며 김 최고위원에게 핀잔을 줬다. 이어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으며, 이에 김 최고위원은 “기사를 보고 말한 것뿐이다”라고 재반박했다.

한 대표와 김 최고위원의 설전은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이어졌다. 한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게 ‘당대표 명예훼손 글 고발 조치’에 대한 관련 근거를 물었고, 김 최고위원은 ‘다음 회의 때까지 그 기사를 찾으면 보내고 찾지 못하면 공식 사과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을 뒤흔들고 있는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 보수 유튜버의 의혹 제기로부터 시작됐다. 한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과 동일한 작성자가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올렸다는 주장으로 한 대표는 직접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처음 해당 논란이 점화됐을 당시 친한계를 중심으로 명의를 도용했거나 동명이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비판글은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 대표가 즉답을 피하면서 논란을 키워온 측면이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한 대표의 입장 표명과 별개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사법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여권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2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 분열을 만들기 위한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며 논란의 확산보다는 수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같은 날 쿠키뉴스에 “(김 최고위원이) 오늘 오후 이 대표 선고가 예정된 상황에서 당내 분란이 될 사안을 발언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감정에 치우치는 언행보다는 당을 위한 이성적 판단이 시급할 때라는 주장도 있다. 여당 사정에 능한 당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김 최고위원이) 사실관계가 아닌 걸 지나가는 기사 하나를 보고 확인도 없이 공격하는 건 문제가 있는 행위”라며 “개인적인 감정을 너무 내세우는 거 같다”고 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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