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국내 조선소를 원팀 전략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호주 정부가 발주한 10조원 규모 호위함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호주 정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국에 신형 호위함을 공급할 사업자 후보를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과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으로 압축했다. 앞서 호주는 한국 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1차 후보로 선정했지만 2차 후보 선정에서 한국 업체를 탈락시켰다. 한국 업체가 탈락한 이유는 항행거리와 작전 환경 부적합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과열하다 ‘원팀’ 전략을 구성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독일이 원팀을 구성해 유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라며 “향후 미 해군 MRO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원팀 전략으로 조선소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자는 “현재 미국은 조선업 쇠퇴로 함정 건조 및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조선소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떤 함정의 MRO가 발주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유기적인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연내로 예정됐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은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는 지난 22일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했던 군사기밀 유출 고소를 취하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던 갈등에 사업자 선정이 늦어진 탓이다. KDDX 사업자 선정은 지난 7월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었으나 소송전 등을 거치며 4개월 이상 지체됐다.
양 사의 소송 취하로 잠시 숨고르게 들어갔지만, 한화오션 측이 HD현대중공업의 기밀 유출논란을 이유로 경쟁입찰로 건조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따라 실사단 평가와 현장실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 등 정부의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결과를 수용하고 상호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전부터 강조했던 것처럼 K-방산의 해외 수출을 위해 팀 코리아로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이다. KDDX 사업의 경우 순리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