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도전에 나선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한국 체육 발전을 이끌어갈 비전과 정책을 발표했다.
유 전 회장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유 전 회장은 대한체육회장직 도전 의미와 핵심 정책 공약을 직접 소개했다. 현정화, 유남규, 김택수 등 한국 탁구 레전드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한 유 전 회장은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를 위해 헌신했다. IOC 위원으로서 국제 스포츠 행사에 직접 참여한 건 그의 큰 장점이다.
탁구협회장으로서 성과도 대단하다. 2019년 5월 대한탁구협회장 취임 이후 유 전 회장은 한국 탁구의 도약을 이끌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1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했고, 2026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 강릉 유치에도 성공하며 전 세계에 한국 탁구 위상을 드높였다.
유 전 회장은 “체육의 미래는 행복하고 희망찬 체육이다. 하지만 지금 많은 국민들의 질타와 비판 속에 대한체육회 리더십은 사라졌다.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파리올림픽 성과를 바탕으로 올림픽 특수를 누려야 할 선수, 지도자, 후원기업, 협회, 지방 체육회 기대와 희망은 자취를 감췄다”고 현 체육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왜 지금인가’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나 저는 지금이어야 했다. 다음으로 미룰 수 없다. 저의 큰 결심과 큰 용기가,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숨겨야만 하는 많은 체육인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결심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은 강한 리더십으로 주도적인 변화를 이끌면서 체육인들의 독립성과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히며 “선수 시절부터 35년간 이어온 체육계 경험을 바탕으로 최전선에서 행복한 체육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시각각 바뀌는 현장의 상황들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험을 어렸을 때부터 체득했다. 현장 출신 행정전문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유 전 회장은 6가지 대표 공약을 제시했다. ‘지방체육회 및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생활-전문스포츠 연계 기반 확립’ 등이다. 구체적으로 메달리스트 연금 상향 조정,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언급했다. 또 IOC 사례를 참고해 자체 수익 모델을 구축, 선수들과 지방 체육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는 단일화다. 유 전 회장은 “필요하다면 살펴보겠다. 다만 제가 앞서있다고 보기 때문에, 거기에 매달리진 않을 것”이라며 “제 비전과 철학을 토대로 도전하겠다. 꼭 필요하다면 공정한 협의를 통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제가 판단할 수 없다. 다만 타 후보에 비해 다양한 경험이 있다”며 “제겐 뚜렷한 철학이 있다. 체육인들이 현장에서 판단할 것”이라 설명했다.
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제기된 행정 미숙에 대해 유 전 회장은 “자료로 다 제출했다. 알려진 바와 다르게 충분히 소명했다. 탁구협회를 운영하면서 100억 이상의 기부금을 얻었고 모두 유소년과 국가대표 지원에 사용했다. 5년 동안 법인카드를 한 번도 쓴 적 없다. 투명성을 바탕으로 체육회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수익화 구축 등 국제 선진화 모델을 따라가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유 전 회장은 “IOC 선수 위원을 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었다. 인권 위원회, 교육 등 수많은 분과를 거쳤다. 이를 토대로 한국이 글로벌 스포츠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넘을 전략을 묻자 유 전 회장은 “그런 건 없다. 하지만 왕하오를 이기고 금메달을 딴 순간, IOC 위원에 당선된 순간 모두 진심이 통한 결과”라고 답했다. 이기흥 체제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지만 ‘노코멘트’하겠다. 이기흥의 대한체육회를 수년간 봐왔다. 그의 공도 있다”면서도 “이번 출마 계기 중 하나는 올림픽 해단식이다. 일방적인 소통에 의한 결과다. 선수들이 올림픽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체육회 구성원들과 밀접하게 소통했다면 그런 판단 실수는 없었을 것”이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유 전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계에 대해 “체육인 처우 개선을 위해 꼭 공격만이 있는 건 아니다. 100번, 1000번 져줄 수 있다. 맞설 때는 싸움닭이 되겠다. 모든 과정에서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 문체부와 수평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임에 대해서는 “IOC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 8년+4년 방식이다. 지금과 같은 연임 방식에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숫자 ‘42’와 깊은 인연을 언급한 유 전 회장은 “제 나이가 42세다. 42세 유승민이 42대 체육회장에 도전한다. 또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 왕하오를 꺾었던 스코어도 4-2다. 만리장성을 넘었던 기백으로 대한체육회를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