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안 통과에 커지는 조기 대선 가능성…새 대권주자들 두각

尹탄핵안 통과에 커지는 조기 대선 가능성…새 대권주자들 두각

與, 한덕수 엄호…조경태‧박수영 “거부권 타당”
우원식, 인기 커졌으나…“아직 대선 생각 안해”
박상병 “우원식, 이름 오르내리지만 가능성 적어”

기사승인 2024-12-21 06:05:04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5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헌재에서 탄핵심판을 인용하면 정치권은 조기 대선 정국에 돌입한다. 여야 잠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새로운 주자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새 인물론 배경에는 기존 대권주자들의 리스크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21일 국민의힘 내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쟁점 6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여권 내 비호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이 쟁점 6법을 거부하면서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냈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며 “야당의 법안을 떠나 위헌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등 원리·원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공개적인 긍정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양곡관리법 등에 대해선 경제와 관련된 부분으로 민생과 연관 있다”며 “국민 혈세가 많이 들어갈 수 있고 국민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법은 거부권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탄핵시키겠다고 민주당이 위협하던 상황이었는데 용기 있게 원칙을 지켰다”며 한 대행을 두둔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미국도 입장을 선회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아태지역 국가 언론 간담회에서 “한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와 고위급 대면 소통을 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한미 간)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수십년 간 한국 정부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고 주미대사를 역임해 잘 알려져 있다”며 “그의 한국 내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우 의장이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절차적 문제를 해결한 모습이 좋은 리더십으로 평가받았다.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 소집하고, 윤 대통령 탄핵안 본회의 상정 문제를 앞당겼다. 탄핵안 통과 이후에는 ‘국정안정협의체’ 제안과 여야 회동 등을 주재해 문제를 풀어가는 데 힘을 실었다.

다만 우 의장이 대권에 도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외신기자회견을 통해 “(대권 도전 가능성 관련)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임기가 오는 2026년 5월 30일까지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국회를 제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정치인 신뢰도’를 질문한 결과 ‘우 의장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집계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신뢰도는 21%지만 정부와 여당 정치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 여야 대권주자들의 리스크도 영향이 있다. 범여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홍준표‧오세훈 시장‧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명태균 리스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친윤계의 ‘배신자 프레임’에 밀려 당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한 전 대표는 당내 갈등으로 차기 대권 출마 여부도 불투명하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지만, 사법리스크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 중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이 가장 큰 문제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3·3 원칙’이 있어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시기에 따라 대권 자체가 막힐 수 있다.

전문가는 한 대행과 우 의장이 대권주자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는 마땅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거나 윤 대통령의 국무총리였던 모습에서 차기 대권 얘기가 나오는 거 같다”며 “실제로 국민의힘에선 마땅한 대권주자가 없다. 한 전 대표가 유력했으나 직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 의장은 이 대표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차기로 생각하는 거 같다”며 “그러나 한 대행과 우 의장이 대권주자로 나설 가능성은 적다”고 관측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5.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4년 6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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