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 유예했지만 위협은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날 업종들이 주목받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오른 2481.69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반도체 등에 추가 관세 의지를 시사하고 있어 ‘관세 공포’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상대적으로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우려에서 비켜난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필요 없는 산업들은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이라며 “미디어·엔터, 금융·유통·건설, 소프트웨어 업종 등이 꼽힌다”고 말했다.
엔터주는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난 대표적인 업종으로 손꼽힌다. 엔터주는 국내 증시의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전반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여왔다.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됐다. 올해에도 엔터 4사 주가 추이는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간판급’ 아이돌 그룹의 활동 재개를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완전체 활동을 재개한다. 올 하반기엔 블랙핑크가 월드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JYP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스트레이키즈는 오는 3~7월 북미와 남미에서 콘서트를 연다. ‘팬 플랫폼’의 수익화와 현지화 그룹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등이 신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큰 폭으로 상승한 조선주 역시 트럼프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 해군 함정 재건을 위해 한국 조선업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 LNG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운반선 발주와 시추 프로젝트 재개 등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증권업은 내수 기반의 수수료를 주 비즈니스 모델로 한다.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 당시에도 증권업의 실적 전망은 우상향하며 당기순이익 성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수출 중심의 코스피 기업 실적은 하향 조정됐지만, 증권업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증권주는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며 “내수 기반 산업이자 수수료 중심이라 수출주에 비해서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