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조기 대선 앞두고 ‘상속세 감면’…세수 기반 악화 우려 ‘솔솔’

여야, 조기 대선 앞두고 ‘상속세 감면’…세수 기반 악화 우려 ‘솔솔’

이재명 ‘상속세 개편’ 띄우자…여야 상속세 공제 한도 상향 ‘공감대’
2년 연속 세수 결손 발생했지만 감세 정책 내놓아
당내서도 “추경 얘기하며 감세 논의는 앞뒤 안 맞아…효과성도 의문”
전문가 “조기 대선 대비 우파 포퓰리즘…중도 외연 확장 노리는 것”

기사승인 2025-02-28 17:36:49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수한 전 국회의장 국회장 영결식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상속세 개편 논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상속세 공제 한도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추진하는 감세 정책이 대규모 세수 부족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상속세 일괄 공제액과 배우자 공제액을 상향하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정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속세 공제 기준이 28년 전과 같다. 수도권 중산층은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5억원인 상속세 일괄 공제를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려 총 18억원까지 상속세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공제액을 상향하자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제액 조정은 큰 문제가 없다”며 “금액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50%→40%)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최고세율을 낮추는 것이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업이 대를 이어 유지되려면 세금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최고세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견해차로 상속세 개편 논의가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개편이 세수 기반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상속세 일괄 공제 금액을 5억원에서 8억원으로 올리면 연평균 6169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30억원 이상을 상속받는 이들이 전체 상속세의 절반을 낸다”며 “공제 한도를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올리면 상속세 대상의 30%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28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2년 연속 86조원의 세수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국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할 상황에서 상속세를 감면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조세 개편은 양당이 경쟁하듯 감세 정책을 내놓기보다 중장기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감세든 증세든 경제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지만 상속세 감면의 효과는 불분명하다”라며 “내수 진작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수가 줄어들고 부의 대물림과 사회적 양극화만 심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논의하면서 세수를 줄이자는 건 정책적으로 모순”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는 최근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했음에도 정치권이 상속세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조기 대선 대비 중도층 확장’을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중도층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다. 조기 대선이 두 달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이미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양당이 감세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은) 본격적으로 중도 표심 공략에 뛰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주당이 먼저 상속세 완화 카드를 들고 나선 것은) 국민의힘이 극우에 묶여 중도 확장을 고려하지 못하는 사이 빈틈을 노린 것”이라며 “DJ를 모방해 이념적 지향을 포기하더라도 본인의 세를 중도 우파까지 불려 당선을 확고히 하려는 이 대표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