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일할 수 있는 나이인걸요. 다만 조금이라도 더 여건이 좋은 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이번 취업박람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명예퇴직 이후 중량구에서 살고 있는 김 모씨(57세)는 현장직군 업무를 찾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취업박람회 현장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장·노년 층 구직자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일자리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시는 6일 시청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2025 서울시 4050 중장년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인구절벽의 시대,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중장년 세대의 인생 전환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박람회에는 현대그린푸드, HY한국야쿠르트, 신한라이프 등 중장년 채용을 희망하는 30여 개 기업이 참여하며, 기업들은 중장년 구직자 45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 면접 또는 채용 관련 기업의 올해 채용정보도 제공한다. 서울시는 민간기업에 더해 공공일자리(서울형 매력일자리, 동행일자리) 및 직업훈련시설(청년취업사관학교, 기술교육원) 등 교육 커리큘럼과 모집과정도 안내한다.
중장년 취업박람회는 화려한 식순행사 없이 오전 10시부터 바로 채용 모집이 진행됐다. 서울시 일자리정책팀 담당자는 “즉시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한 중장년 구직자들을 위한 채용박람회인 만큼 실용적인 부분에 집중했다”며 “특히 채용 정보를 부스에서 알아보기보다 게시판의 정보를 통해 바로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30세대들을 위한 취업박람회와 다른 부분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채용게시판에 붙어있는 업체들이 표기한 부분들을 보면 △모집인원 △직무·직종 △학력 및 경력조건 △급여 및 근무시간들이 세부적으로 표기돼 있다. 참가자들이 대부분 가장이거나 경력단절여성이다 보니 정확한 정보를 통해 조건에 맞는 구직자들이 바로 찾아올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일자리센터 등 서울시 산하 유관기관들이 모여 구직 등록뿐 아니라 관련 상담, 교육정보 제공, 이력서 컨설팅을 제공한다. 만약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면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사후지원’까지 진행하는 셈이다.
채용박람회에 부스 참가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명예퇴직 등으로 직장을 나간 은퇴자들이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문의가 많이 온다”며 “기업들 입장에서 현장에 빠르게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들을 만날 수 있다 보니 채용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채용부스뿐 아니라 이력서 사진촬영, 퍼스널 컬러 등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었다. 특히 이력서에 필요한 증명사진을 무료로 촬영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중장년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김 모씨(62세)는 “정년퇴직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기 위해 나왔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 내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직업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집과의 거리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부분의 직군이 영업직 모집이라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의류회사 생산직에 종사했다는 차 모씨(55세)는 “(과거에 근무했던) 제조·생산직군에 지원하려고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면서도 “적성에 맞고 집에서 가까운 사업장을 찾고 있는데 와보니 대부분 영업직 채용이다 보니 고민이 좀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