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3년(2020∼2022년) 동안 국내 에너지 소비량이 연평균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98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3.9%인 것을 고려하면 최근 에너지 소비 증가율이 둔화한 셈이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가정용 에너지 소비량도 연평균 0.4%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도 에너지총조사(2022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부는 에너지법에 따라 1981년부터 3년마다 업종·용도별 에너지 소비 구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에너지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2022년 기준 국내 전체 에너지 소비는 2019년 2억2700만toe(석유환산톤·원유 1톤이 갖는 열량) 대비 2억3000만toe로 연평균 0.5% 늘었다. 1980∼2022년 연평균 에너지 소비 증가율(3.9%)보다 크게 낮은 수치인 데다, 직전 조사(2016∼2019년) 증가율 1.7%보다도 1.2%p 낮아졌다.
산업부는 “에너지소비 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는 연평균 1.6% 개선됐으며 1995년 이후 30년간 꾸준히 하락 추세”라며 “경제가 더욱 에너지 효율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소비량을 △산업 부문 △수송 부문 △상업·공공 부문 △가정 부문으로 나눴을 때 산업 및 상업·공공 부문에서는 에너지 소비량과 전체 소비에서의 비중이 모두 증가한 반면, 수송과 가정 부문에서는 소비량과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우선 가정 부문 소비량은 연평균 0.4% 감소했고, 비중은 2022년 8.8%로 2019년보다 0.3%p 줄었다. 가구당 에너지 소비도 2.7% 감소했다. 2013년 이후 가구당 에너지 소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이는 인구 감소, 1인 가구 증가 추세, 고효율 가전 보급 확대 등이 복잡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또, 수송 부문 소비는 연평균 0.6% 줄어들었다. 에너지 소비 비중도 2022년 20.7%로 2019년보다 0.7%p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송량이 줄어들면서 운수업 소비량이 연평균 0.5% 감소했고, 하이브리드차 보급 확대 등에 따른 연비 개선으로 관용·자가용 부문 소비량도 연평균 0.6%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산업 부문 에너지 소비량은 2019∼2022년 연평균 0.8% 증가했다.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60.4%에서 2022년 61%로 0.6p 늘었다. 산업 부문 소비량의 95.3%를 차지하는 제조업 내 원료용 석유제품의 소비 증가가 전체 산업 부문의 소비 증가를 견인했다.
상업·공공 부문은 연평균 2.1% 증가했으며, 비중도 2022년 9.5%로 0.4p 늘었다. 이는 2022년 한파와 폭염 등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사업체의 냉·난방 설비 주요 에너지원인 전기 소비가 연평균 2.7%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에너지원별로는 석유, 전기, 열·기타 등의 2022년 소비량이 2019년에 비해 연평균 각각 0.6%, 1.8%, 8.3% 증가했으며, 석탄과 가스는 각각 1.9%, 2.2%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의 경우 석유제품, 프로판 등 산업용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고 산업 및 일상생활에서 전기화 추세가 반영돼 전기 소비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스는 철강 등 산업 수요 감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