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킬러들이 꽤 있는데요(웃음). 킬러들을 잘 피해서 연승 신기록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신진서 9단)
세계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지난해부터 이어간 연승 행진을 ‘21승’으로 늘렸다.
신진서 9단은 22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 16강전에서 홍성지 9단에게 16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개전 약 2시간 만에 단명국으로 끝난 승부였지만 대국 내용은 만만치 않았다. 초반부터 발생한 우변 패 싸움을 둘러싼 공방전이 ‘신공지능’ 신진서 9단에게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후 인터뷰에서 신 9단은 “초반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형세판단이 안 됐는데 중반에 우세해졌다고 느꼈다”고 총평했다. 이어 “최근 승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면서 “지난해에 아쉽게 떨어졌는데, 올해는 결승까지는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 9단은 지난해 하나은행배 4강에서 강동윤 9단에게 패하면서 탈락한 바 있다.
중계석에선 바둑TV 생중계 진행 중 나온 바둑 팬의 질문을 인용하며 “신진서 9단의 바둑을 보려고 이 좋은 날씨에 등산을 포기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러자 신 9단은 “영광입니다”라고 응수하며 “최근에 잘 풀리고 있는데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해서 좋은 바둑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바둑을 생중계한 박정상 해설위원은 “신진서 선수의 연승을 막을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일지, 현재로서는 없어 보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정상 해설위원에게 한국 신기록(40연승)에 도전하는 것인지 질문을 받은 신 9단은 “재작년 29연승을 하고 있을 때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제 킬러인 백홍석 사범님께 졌다”면서 “제 킬러들이 꽤 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을 조심해서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배 우승 상금은 국내 기전 최대인 75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2500만원이다. 16강 모든 대국은 토·일 오후 1시에 진행한다. 올해 세 번째 대회를 맞이한 2025 하나은행 바둑 슈퍼매치는 하나은행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40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