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가치(iNAV) 산출 오류로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된 일이 발생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긴급히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정오쯤까지 약 3시간가량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PLUS 고배당주’ ‘ HANARO 200’ ‘RISE 우량업종대표주’ 등 ETF 172개는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PDF(구성내역) 내 종목 정보 오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이 중 165개 ETF는 해당 오류를 해소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이같은 대규모 오류가 발생한 것은 펀드 사무관리사 한국펀드파트너스(옛 미래에셋펀드파트너스)가 ETF 포트폴리오 구성 내역을 업로드하는 과정에서 배당금을 중복 계산해 iNAV 산출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실제 가치보다 iNAV가 부풀려진 것이다.
해당 ETF들은 PDF 내 종목 수량 오류로 실시간 추정 iNAV가 부풀려져 일정 시간 실제 가치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다. 이날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장중 괴리율이 –1.31%까지 벌어졌다. iNAV가 실제 가치보다 1.08% 더 높게 잡혔다는 사실을 파악한 유동성공급자(LP)가 낮게 호가를 대면서 괴리율이 벌어진 것이다.
iNAV는 장 거래 중 실시간으로 계산된 ETF의 추정 순자산 가치다. 투자자들은 iNAV를 기준으로 ETF 매수·매도 호가를 제출하고 거래한다. ETF의 시장가격과 iNAV의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하는데, 괴리율이 벌어지면 투자자는 ETF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는 셈이 된다.
운용사들은 현재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iNAV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출된 상태에서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