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군인 확보 경쟁…은행권 “매력 예전만 못하네”

20만 군인 확보 경쟁…은행권 “매력 예전만 못하네”

기사승인 2025-04-24 06:00:10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은행들의 제안서 접수가 시작된다. 은행들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나라사랑카드만의 매력이 점점 반감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사업 기간 단축과 운영사 확대가 큰 몫을 차지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라사랑카드 3기 입찰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이날부터 제안서 제출을 시작한다. 28일까지 제안서 제출을 마무리한 후 29~30일 이틀간 입찰에 참여한 은행들의 발표(PT)가 진행된다. 이후 30일 우선협상대상자 순위를 각 은행에 통보하고 5월 중순쯤 선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IBK기업은행 등이 참여를 확정했다.

나라사랑카드는 현역 및 보충역 군인이 병역판정검사를 받을 때 국방부에서 의무적으로 발급하는 체크카드다. 정부는 군인 급여와 각종 여비를 이 카드로 지급한다. 사업자로 선정된 은행은 매년 20만명에 이르는 군인 고객을 자동으로 확보할 수 있어 사활을 걸고 입찰 경쟁에 뛰어든다. 1기 단독 사업자로 참여한 신한은행은 321만5000장의 카드를, 2기 사업자로 참여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 3월 기준 254만7000장의 카드를 발급했다.

장병들의 월급이 크게 뛰며 수익성도 높아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이등병 월급은 64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일병은 80만원에서 96만원으로 상승했다. 상병(100만원→120만원)과 병장(125만원→150만원) 월급도 기존과 비교해 20만원 가까이 늘었다. 금리 인하기에 조달 비용이 적은 저원가성 수신을 대규모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은행이 관심 가질 만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은행권에서는 나라사랑카드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줄어든 사업 기간과 갈수록 늘어나는 사업자 수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존 1기와 2기 사업자는 10년 동안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3기는 최대 8년 동안만 운영이 가능하다. 본 사업 기간은 5년이며 계약 종료 전 국방부와 병무청 정책에 따라 최대 3년을 연장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겉보기에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드는 게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수익 측면에서 2년의 차이가 꽤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은행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매력도를 떨어뜨린다. 이번 3기에는 3개 업체가 참여할 예정인 만큼 사업자에 선정된 후에도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했던 1기와 달리 2기에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중복으로 사업자에 선정된 바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운영 가능한 은행이 3곳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수익이 정확히 3분의 1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장병들이 원하는 은행을 직접 선택해 계좌를 개설하는 구조라 선정되더라도 점유율이 낮으면 실익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운영 경험이 있는 은행이 3곳이나 되는 상황에서 신규 진입을 노리는 은행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에 사업을 해온 은행들은 관련 부서가 이미 갖춰져 있고 맞춤형 상품 구성 경험도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나라사랑카드가 수익을 주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데다 발급소 설치 등 추가로 드는 비용 부담이 있어 다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입찰을 철회한 은행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은행권 반응에 대해 나라사랑카드 운영대행사인 군인공제회C&C는 “국가사업은 통상 5년 주기로 운영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카드 교체 주기나 은행들의 투자 비용을 감안하면 5년은 너무 짧다는 의견이 있어 3년을 더해 8년으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업자 수를 늘린 배경에 대해서는 “1, 2기를 거치며 특정 은행에 수익이 집중된다는 불만이 있었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많을수록 편리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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