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겨낸 김민선 “2026 올림픽, 절호의 기회…놓치지 않겠다” [쿠키인터뷰]

역경 이겨낸 김민선 “2026 올림픽, 절호의 기회…놓치지 않겠다” [쿠키인터뷰]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 인터뷰
하얼빈 2관왕·2025 세계선수권 은메달 성과
“스피드스케이팅 사랑하는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은 마음”

기사승인 2025-05-27 06:00:12
김민선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이전 올림픽들과 다른 점이요? 이제는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있어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끝까지 정진하겠습니다.”


김민선은 2024~2025시즌 초반,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월드컵 성적이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도 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흘린 땀은 김민선을 배신하지 않았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세계선수권 500m에서는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쿠키뉴스는 지난 4월 김민선을 만나 그의 스케이팅 인생을 들어봤다.

“시즌을 전체적으로 봤을 땐 만족스럽다고 할 수 없다”던 김민선은 “그래도 후반부에 있던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선방했다. 성과를 거둬서 다행”이라고 2024~2025시즌 소감을 밝혔다. 시즌 초 부진에 대해서는 “전반기에 적응해야 할 것들이 워낙 많았다. 외국 코치님이 계신 팀에서 처음으로 합을 맞추다 보니 조율해야 하는 것들이 산더미였다. 그게 결과로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연습에 매진했다던 김민선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부족한 부분을 찾아갔다. 한 번에 다 해결됐다기보다 조금씩 나아졌다”며 “외국 팀 훈련은 중거리 강화에 집중하더라. 500m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코치님과 훈련 프로그램을 조율하면서도 테크닉적으로 가다듬고자 했다”고 반등의 이유를 분석했다.

김민선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김민선은 “사실 2024~2025시즌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올인했다. 시즌 중후반에 가까워질수록 조급한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며 “특히 세계선수권 때는 잘할 것 같은 마음이 깔려 있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2년 연속 메달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김민선의 무던하고 차분한 성격도 위기를 이겨내는 데 힘이 됐다. 그는 “목표를 향해서 가려면 더 노력해야지, 어쩌겠나”라고 웃은 뒤 “무식해 보일 수 있지만, (역경을) 버텨야만 더 강해질 수 있다. 나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끈기 있는 성격도 한몫했다. 순탄한 선수 생활이 아니었음에도, 슬럼프를 잘 이겨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한 스케이팅은 김민선의 인생을 바꿔놨다. 에스보드를 타고, 철봉에 혼자 매달려 있고, 남학우들과 축구를 즐겨 하던 어린 김민선에게 딱 맞는 스포츠였다. 김민선은 “어릴 때부터 순발력이 뛰어났다. 자연스럽게 선수의 길로 가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레전드’ 이상화와 만남도 그를 더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김민선은 “상화 언니와 3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했다. 언니를 옆에서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밀라노는 김민선의 세 번째 도전지다. 2018 평창올림픽 500m 16위를 기록한 김민선은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도 500m 7위를 기록,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민선은 당시를 돌아보며 “평창 때는 의욕만 앞섰다. 그래서 부상을 안고 경기에 뛰었다. 다만 자국 올림픽 출전 제 선수 생활 내에선 다신 없을 좋은 경험이다. 몸은 아팠지만, 의미 있던 시간이었다”며 “베이징 때도 많이 배웠다. 부상을 관리하는 법과 몸을 얼마나 아껴야 하는지 깨달았다. 금메달이라는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던 올림픽”이라고 했다.

김민선이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김민선은 지난 경험을 토대로 차근차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일단 감독·코치님 조언대로 머리를 비우고 쉴 예정이다. 구체적인 여름 훈련, 겨울 훈련은 추후 미팅으로 정할 것”이라며 “잘 쉬어야 잘 준비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김민선의 최종 목표는 ‘스피드스케이팅 알리기’다. 그는 “잘 타고 싶은 마음은 중·고등학교 때와 똑같은데, 벌써 대표팀 단거리 고참이 됐다. 이제는 저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잘 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다 같이 잘해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알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민선은 “팬들에게 ‘믿고 보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항상 잘 타고 기복 없이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스피드스케이팅을 사랑하는 선수로 팬들의 기억에 남고 싶은 마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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