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도 흔들, PK도 '내란 종식'이었다… 정치지형 변동 조짐

'집토끼'도 흔들, PK도 '내란 종식'이었다… 정치지형 변동 조짐

6:4 구도 확립, PK지역 확실한 '스윙보터'로

기사승인 2025-06-04 09:22:26 업데이트 2025-06-04 13:25:34
제21대 대통령 당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꽃다발을 받고서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민주당과 전신 정당 대선 후보 중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부울경에서도 비상계엄을 심판하려는 표심이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오늘(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이번 대선 개표 결과 부산에서 40.14% 득표율을, 울산에서는 42.54% 득표율을 기록했다.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서 '마의 40%'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부산이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도 부산에서 40% 지지율을 넘지 못했다"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의 '마의 지지율'인 부산 대선 지지율 40%를 넘어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건 상징적 의미가 큰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번 대선 부산 득표율 목표치였던 40%를 넘어 감개무량하다"며 "이번 대선이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정치적 심판 성격이 짙었고, 이 당선인이 해양 수도 부산에 분명한 발전 청사진과 맞춤형 공약을 제시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부 지역별로는 강서구가 부산지역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득표율에서 앞섰고  기장과 영도 등에서도 43.76%, 42.88%의 득표율을 나타내며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또한 진보 성향의 노동자 도시이자 산업수도 울산은 영남권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이 대통령에게 보내며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탰다.

21대 대선 최종 개표 결과 이 대통령은 울산에서 42.54%를 득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7.57%)에 5.03%포인트 뒤졌다.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직전 20대 대선 후보 때 얻은 40.79%를 뛰어넘어 역대 민주당 후보 최고 수치로 기록됐다.

19대와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울산에서 38.14%와 39.78%를 각각 득표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울산 구·군별 득표율을 보면, 지역에서도 보수 성향이 짙은 중구·남구·울주군에서는 김 후보의 득표율이 넉넉하게 앞섰다.

그러나 자동차와 조선소 노동자가 많은 북구와 동구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를 각각 8%포인트와 5.92%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저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이번 대선을 준비하면서 '득표율 50%'를 목표로 삼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으로 촉발된 조기 대선인 만큼 과반 득표로 사상 최초로 보수 정당 후보를 이겨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투표 종료 이후 공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를 앞설 것이라는 결과가 발표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과반 득표에 못 미치고 1위를 김 후보에 내주면서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셈이지만, '애초 목표치 자체가 희망과 각오가 반영돼 높게 설정된 것'이라는 지역 정가의 분석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성공적으로 대선을 치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 개표 결과 영남권 5개 시도에서는 김 후보가 모두 이 대통령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지역별로 편차가 큰것이 특징이다.

보수 텃밭인 대구와 경북에서는 김 후보가 44.4%포인트, 41.35%포인트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했으나, 부산과 경남에서는 그 격차가 11.25%포인트와 12.59%포인트로 줄었다.

특히 울산에서는 간격이 불과 5.03%포인트로 좁혀지면서, '박빙의 승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은 수준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 유의미하다.

국민의힘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범죄자 후보를 심판하고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며 유권자 표심을 호소했지만, 울산에서는 계엄 선포와 탄핵을 초래한 정당에 책임을 묻는 정서가 강하게 발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상택 민주당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전략기획단장은 "불법 계엄 이후 시민들의 분노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컸고 그만큼 더 절박했기에, 이번 선거 결과는 심판의 의미가 분명히 있다"면서 "선거운동 현장에서 만난 보수 성향 유권자 상당수가 '국민의힘이 반성해야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울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인 기자
igor_seo@kukinews.com
서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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