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해양수산부와 HMM 부산 이전 계획을 놓고 HMM 회사 내부의 반발은 물론 해운업계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산이 프랑스 마르세이유 모델로 해양 메갈로폴리스(여러 도시가 확장연결되어 형성된 광역도시권을 일컫는 지리학용어) 로 성장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정부 출범 초기 100일은 국정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해양수산부·HMM 이전 등 이대통령 공약 이행에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현재, HMM의 부산이전 반대 논리의 핵심은 “서울 본사를 기반으로 글로벌 해운사와 교류하며 영업·고객 대응을 해 왔고 해운업은 화주를 상대로한 ‘세일즈’가 핵심이라, 고객사와 금융기관이 밀집한 서울이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논리이다.
이 같은 업계의 반대 논리에 대해, 부산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조양일 교수(국제통상전공)는 "DX(디지털전환) 추세에 따라 CMA CGM,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가 본사 위치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 다만 본사이전에 따라, 금융, 물류 일부 관련 부분에서 단기적인 비효율이 발생될 수는 있으나, 지방 분권, 지역 상생, 북극항로 등의 중장기적 전략과 향후 지속가능한 국가 해운항만 경쟁력 강화 방안등을 염두하면 이전이 맞다"며 HMM과 해양수산부의 부산이전에 대해 적극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학계에서는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해운선사 CMA CGM의 '지역과 함께, 항구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사례는, HMM과 해양수산부의 부산이전에 대한 반대를 뒤집을 카드로 검토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 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3위의 해운선사 CMA CGM과 프랑스정부, 마르세이유 지방정부는 해양해운 첨단산업에 관련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도시내의 180 헥타르에 이르는 첨단과학연구단지 '공베르성'(Chateau de Gombert)”을 조성했다.

해당 부지에는 120여개가 넘는 해양해운 첨단기업이 들어와 있고, 이곳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2,850개에 이르며, 산업의 성격에 맞는 그랑제꼴 5개와 대학연구소 2개가 위치하고 있어, 총 3,300명의 대학생이 배출되어 해양해운 산업을 이끌며 마르세이유의 재생을 이끌었다.
부산 북항 재개발 모델과 흡사한, 항만에 바로 인접한 지역인 라 졸리에뜨(La Joliette) 업무중심지에는 250여 해양,해운,항만 관련 기업이 들어서 있으며, 현재 공사 중인 건물들의 경우에도 기업들의 입지 예약이 이미 마감된 상태로, '유로메디떼라네(EUROMEDITERRANEE)' 사업을 통해 이 지역을 유럽 지중해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어 프랑스의 국익을 위한 사업으로 만들어 낸 사례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부산 북항재개발의 성공적 모델 사례로 삼을만한 성과라는 것이 학계의 평이다.
HMM 육상노조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상장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정치 폭력을 당장 중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반발했다. 또 국내외 고객사와의 소통 문제를 들며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했다. 노조는 "많은 임직원이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조직 불안정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해수부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다른 정부 부처와 협력할 일이 많은데, 부산으로 이전하게 되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5일 부산시청에서 '제21대 대통령 부산공약 국정과제화 보고회'를 주재하고 "이 대통령이 부산발전을 위해 제시한 공약이 실현되도록 모든 소통 채널을 총동원하는 등 전력해야 한다"며 말했다. 또 "대통령의 부산공약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닌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여는 국가 비전인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총력 대응이 절실하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HMM·해수부 부산 이전을 통한 마르세이유 모델이 정착되면, 거제-부산-울산을 잇는 해운, 조선, 물류 메갈로폴리스가 형성 되고, 해양 관련 금융 활성화와 해사법원 신설 등까지 연계되면, 부산이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글로벌 해양산업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이전의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