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포천시가 한 끼 6000원하는 시청 구내식당 밥값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포천시의회 소속 연제창 의원이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저렴한 구내식당 밥값 때문에 인근 상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자 공무원들이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연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자치행정과 소관 행감에서 "구내식당의 저렴하고, 질 높은 식단이 지역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지역상품권을 급식비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청 구내식당은 지난 4월 직영으로 전환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휴무일을 매달 2회에서 4회로 확대하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등 '상생형 구내식당'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지만, 높은 호응 때문에 인근 상권이 침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공무원들의 반론도 적지 않다. 같은날 시청 행정시스템 게시판에는 '지역경제 악화를 구내식당 탓으로 돌리지 말아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자는 '직원들은 만족하고 있다. 구내식당을 이유로 운영난이 있어 문닫는 거면 그 식당 음식 질과 양에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라면서 '행정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만 감사를 해달라. 급식이 이상하게 바뀐다면 밖에 나가서 안사먹고 도시락을 싸오겠다'고 반박했다.
이 글의 댓글에는 '구내식당 5000원 미만인 지차제들이 엄청 많은데 그럼 그 근방 지역상권은 다 망했나' '공무원도 지방선거 때 시의원 선거권이 있다' '박봉의 척박함을 아는지' 등의 원성이 담긴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 의원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1500명 공무원중 200명만 본청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은 형평 문제가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모든 직원에게 복지 혜택을 골고루 부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급식비를 지역화폐로 지급하자는 의견을 개진했으며 이로 인해 인근 상권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을 향해 "공직사회 내부에서 '장사안된다 징징 대는 소리 듣기 싫다' 등의 거친 언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거친 언사는 분명 우려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