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방산·조선·우주’ 신사업, 이재명 정부서 날개 달까

한화그룹 ‘방산·조선·우주’ 신사업, 이재명 정부서 날개 달까

- 글로벌 안보 강화 움직임, K-방산 수요 증가
- 조선 슈퍼사이클 지속, 트럼프 협조 요청까지
- 민간 우주시장 리드, ‘우주항공 클러스터’ 타고 저변 확대

기사승인 2025-06-18 11:00:0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방산과 조선, 우주 산업을 일찌감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한화그룹이 글로벌 우호적 업황과 이재명표 K-산업의 수혜에 힘입어 성장세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을 포함한 10대 주요 기업들은 다음달까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자리서 상반기 경영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관련 전략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필두로 3세 경영에 돌입한 한화그룹은 그룹의 태동인 중후장대 산업을 토대로 방산, 조선, 우주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방산 주력 회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 K9자주포와 천무 등 총 8조원을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23년 12월 약 3조4758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는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는 약 3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으로,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 방산업체를 제친 결과다. 기존 한국군 도입 장비가 아닌 특정 국가를 목표로 개발한 수출형 장비가 계약에 성공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까지 격화되면서 글로벌 K-방산 수요는 한층 더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방위산업 전담 조직을 기존 국가안보실에서 대통령 경제수석실 산하로 이관, 대통령 직속 체계로 개편했다. 아울러 유관 부처에 분산돼 있던 수출 지원 기능을 통합해 정부 주도의 K-방산 수출 확대를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이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참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더욱 방산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영업이익 56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60% 폭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7000억원대로 점쳐지고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방산과 더불어 조선업 계열사 한화오션 역시 슈퍼사이클을 타고 순항 중이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처음으로 1200톤급 잠수함(장보고-I) ‘장보고함’을 건조하게 됐으며, 이후 1800톤급 잠수함(장보고-II), 3000톤급 신형잠수함(장보고-III), 해외 수출 잠수함 등을 성공적으로 건조하며 대한민국 잠수함의 역사를 써 내려오고 있다. 2023년 12월에는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을 다시금 수주하며 잠수함 명가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한화오션이 지난해 말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제공 

특히 지난해 말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지난 3월에는 호주 조선·방산기업 오스탈의 지분 9.9%를 매수했다.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해군의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다. 한화그룹은 미국 정부로부터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 대통령은 K-조선업으로 해양강국을 만들겠다는 비전하에 △스마트·친환경 미래 선박 시장 선점 △에너지고속도로 추진으로 해상풍력 내수 시장 확대 △선박 제조 시스템 고도화 △중소 조선사의 경쟁력 제고 △특수선 건조와 MRO(유지·보수·정비) 시장 확대 등 5가지 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기술력을 앞세운 한국의 조선과 방산 협력을 꾸준히 요청하고 있어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란 관망이다.

한화오션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이익 25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6%, 388.8% 증가한 규모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2478억원으로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주 곳간을 채우는 속도가 빨라졌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4월 누적 기준 236만GT(총톤수)를 수주, 전년 동기 178만GT 대비 32.6% 증가했다. 지난해 연 수주량이 456만9000GT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4개월 만에 51.7%를 채운 셈이다.

슈퍼사이클을 맞고 있는 방산·조선 ‘투톱’을 앞세워 한화그룹은 ‘뉴 스페이스 시대’의 민간 우주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에서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체계 종합기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추가 발사를 담당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5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우주항공청으로부터 연내 누리호 기술의 이전 계약을 받을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지난 대선 유세에서 기존 항공우주산업 인프라가 풍부한 경남 사천시를 세계적 우주항공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의 일환으로 항공기·미사일·위성은 물론, 발사체·위성체 관련 전후방산업 육성 및 R&D(연구개발)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미래 교통수단인 K-UAM(도심항공모빌리티) 산업 육성 및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민간 우주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한화그룹은 위성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주사업 전반에 걸친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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