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다 하면 대본집…이강 작가, ‘미지의 서울’로 또 증명한 집필 내공

썼다 하면 대본집…이강 작가, ‘미지의 서울’로 또 증명한 집필 내공

기사승인 2025-06-26 06:00:08
드라마 ‘미지의 서울’ 대본집 세트 이미지. 버드박스 제공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청률 3.6%(이하 닐슨코리아 제공)로 시작해 지난 22일 10회로 자체 최고 성적 7.7%를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다. 비결은 절절하게 공감이 가지만 비관적이지 않은 대사다. 이에 위로와 희망을 함께 전하는 수작이자 많은 시청자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는 분위기다. 

이강 작가의 필력은 새삼스럽지 않다. 이 작가는 이미 첫 단독 장편 집필작인 KBS2 ‘오월의 청춘’으로 흡인력을 증명한 바 있다. ‘오월의 청춘’은 가볍게 다뤄선 안 될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역사적 소재, 라이징스타로 꾸린 출연진 등 상업적 흥행과 거리가 먼 작품이었지만, 방영 당시 촘촘히 쌓은 서사로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대본집까지 발간됐다.

‘미지의 서울’도 비슷한 양상이다. 담백하면서도 유려하고, 끝내 가슴을 아리게 하는 대사는 물론,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또 치유하는 인물들의 관계성이 인기 요인으로 언급된다. 주인공인 유미지·유미래(박보영), 이호수(박진영), 한세진(류경수)만 조명하지 않고, 두손리 사람들과 김로사로 살아온 현상월(원미경)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사랑받는 이유다. 모두 ‘오월의 청춘’에서도 호평받았던 이강 작가의 시그니처다. 이에 힘입어 지난 17일부터 대본집 예약 판매가 진행 중인 것마저 같다.

최근 대본집 출판 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 사후 성과도 중요하지만, 작가의 전작, 기획의도, 대본 방향성 등 사전 정보를 갖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추세라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이강 작가는 두 번째 미니시리즈까지 대본집으로 내놓았으니, 2014년 KBS2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 - 다르게 운다’부터 탄탄히 다져온 집필 내공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미지의 서울’ 대본집 세트 출판사 콘텐트리(버드박스) 이재영 이사는 쿠키뉴스에 “방송 전부터 이강 작가의 필력, 난도 높은 1인 4역 설정 등 정보 기반으로 출판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다. 화제성도 참고하지만 대본 자체가 완성도가 높은지, 텍스트로도 감정이 잘 전달되는지 등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며 “이강 작가의 문체는 대사 하나로도 감정을 오래도록 남기고, 받아적고 싶을 만큼 공감을 얻는 힘이 있다”며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대본집은 25일 기준 각종 서점 사이트 주간 베스트 예술/대중문화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예약 판매 중임에도 높은 순위라는 점은 더 고무적이다. 책을 하루라도 빨리 받고 싶은 마니아가 일정 팬덤을 이룰 만큼 그 수가 상당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재영 이사는 “‘미지의 서울’의 강점은 거창한 사건이 없는 듯해도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야기를 고요하지만 힘 있는 대사로 전달한다는 것”이라며 “이번 대본집에 작품에 담긴 여러 감정이 오래도록 독자 곁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님과 협업 중”이라고 전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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