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공사, 열공급 시스템 예산 깎아서 전직원에 태블릿 지급…감사원 적발

난방공사, 열공급 시스템 예산 깎아서 전직원에 태블릿 지급…감사원 적발

기사승인 2025-07-03 15:19:58
경기 성남시 분당 소재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 전경. 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업무 시스템 개선 사업을 중단하면서도 태블릿PC를 사들여 모든 임직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열 공급 체계 자체의 정확성과 경제성도 떨어져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3일 공사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16건의 위법·부당 사항 및 개선 필요 사항을 확인해 조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22년 11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무위험기관에 선정된 데 따라 예산 절감을 해야 한다며 고도화가 시급한 ‘열 공급 관련 통합운영시스템 재구축’ 예산을 전액(28억원) 삭감했다.

공사는 열·전기 공급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시장형 공기업으로 연료비에 따라 수익이 크게 변동하는데, 앞서 신규 투자 확대로 2021년 부채율이 257%에 달해 이듬해인 2022년 기획재정부로부터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됐다. 예산 삭감은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그런데 공사는 시스템 예산 삭감 직후인 2022년 12월 목적이 불분명한 전산 비품 구입 예산으로 30억원을 편성했고, 특히 2023년 10월 온라인 교육 등의 명목으로 29억원을 들여 태블릿PC 2118대를 구입해 모든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감사원은 “이미 공사가 2020년 6월 모든 임직원에게 노트북PC를 지급한 바 있어 태블릿PC 추가 지급은 불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또 조사 결과 임직원 대부분은 지급된 태블릿PC를 원래 취지인 온라인 교육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 2023년 필수교육에 태블릿PC로 접속한 임직원은 0.2%에 그쳤다.

이에 감사원은 적정한 검토 없이 개인용 비품을 지급해 예산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공사에 주의를 요구했다.

공사가 신규 투자에 대한 경제성 검토를 소홀히 해 10억원이 넘는 손실이 난 사례도 적발됐다. 공사는 태백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 출자회사 설립 용역을 추진하면서 비현실적인 목재칩 단가를 적용했고, 그 결과 자회사 설립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되면서 약 1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감사원은 당시 사업 타당성 분석 업무를 처리한 팀장을 징계 처분하고, 상급자 2명에 대해서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공사에 요구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공사의 열 공급 체계·운영을 점검한 결과 정확성과 경제성 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공사가 수요 예측을 할 때 각 지사 소재지와 시간대에 맞는 외기 온도 대신 더 먼 곳이나 평균값을 활용됐고, 이에 따라 정확도가 하락했다. 

발전기(CHP) 운전 모드 조합을 시스템이 아닌 수작업으로 찾거나 수도권 연계 지사에 공급할 최적 열량을 찾지 못하는 등 경제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미흡했다. 

또, 생산 전력 판매 가격이 높은 평일 대신 주말에 발전기를 가동해 열 손실을 키우고, 지사별로 산정해야 하는 오차율 산정 기준을 전체 지사 합계 방식으로 임의 변경해 오차율을 과소 계상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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