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인 폭우 피해 및 수해 복구 상황을 고려해 8·2 전당대회 일정을 미뤘다. 경선 방식도 순회에서 통합으로 변경해 사실상 ‘원샷 경선’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정청래 후보가 경선 초반 승기를 잡은 가운데, 이번 일정 변경이 전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21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권역별 순회 경선을 통합 경선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호남권·경기·인천·서울·강원·제주권 투표는 30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지혜 전준위원은 “어제 최고위에서 정청래·박찬대 후보 측과 소통해 선출방법 변경을 권고했다”며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동의한 대로 경선 방식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 후보는 남은 권역별 투표를 모두 앞당겨 한 번에 치르는 원샷 경선을, 박 후보는 경선 일정 연기를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전대 일정이 짧으면 짧을수록 정 후보가 초반 기세를 이어가기 유리하고, 길어질수록 박 후보가 판세를 뒤집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이번 전준위의 결정은 두 후보의 의견을 절충한 안인 셈으로,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선관위에 따르면 정 후보는 현재까지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에서 62.65%로 누적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 후보(득표율 37.35%)와의 격차는 25.3%p다. 이는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과 영남권(부산·울산·경남·경북·대구) 순회경선 득표율을 합산한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전체 권리당원의 약 80% 규모인 호남권과 수도권 표심을 잡아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수도권과 호남 등에서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수는 전체 권리당원 수 대비) 20% 미만이어서 호남과 수도권에서 승부가 난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아직 초반이라 정청래의 흐름이 지속될지 박찬대의 반전이 있을지는 호남 경선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 후보가 초반 기세를 이어가 ‘대세론’을 굳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누가 더 실천력 있게 해낼 수 있느냐, 그리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누가 더 잘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당원들의 선택 기준”이라며 “정 후보가 탄핵 국면에서 법사위원장을 맡으며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민주당 다선 의원은 “정 후보는 지난 대선 때부터 호남에 공을 많이 들여왔고, 권리당원과의 실질적 스킨십이 높다”라며 “이러한 점에서 남은 경선에서도 정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특히 지역 경선 투표율을 지켜본 뒤 마음을 정할 ‘스윙 보터’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정 후보 대세론에 무게를 실었다. 권역별 경선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당일 통합 발표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흐름이 향후 당원들의 최종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민주당 선관위는 두 차례 예정된 당대표 TV 토론 일정 취소 여부를 양 후보와 논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민주당은 23일 JTBC 오대영라이브, 29일 MBC 100분 토론을 남겨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