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예별손보’로 출범 임박…연내 매각은 ‘험난’

MG손보, ‘예별손보’로 출범 임박…연내 매각은 ‘험난’

기사승인 2025-08-20 11:00:04 업데이트 2025-08-20 13:07:08
연합뉴스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예보는 예별손보를 통해 MG손보 계약 이전을 진행하는 동시에 올해 말까지 인수자 물색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예별손보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예별손보는 예보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임시보험사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해 보험 계약의 유지 및 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예별손보는 다음 달 초 계약 이전을 완료하고 영업에 들어간다.

예보는 MG손보의 자산·부채 이전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직 축소와 고용 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 매각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예별손보는 MG손보 직원의 55%와 우량 자산만 승계하기로 했으며 연간 300억원 이상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확보했다.

MG손보 노조도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MG손해보험지부 관계자는 “예별손해보험은 부실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지 않는 실속형 보험사로 출범한다”며 “올해 말 고용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매각이 진행되길 바라는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예보는 2022년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 3월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고용 승계를 둘러싼 노조 반발로 협상이 결렬된 뒤,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회사의 취약한 재무 구조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MG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총계 –244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020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며 지급여력비율(K-ICS)도 –18.2%로 법적 기준(100%)에 크게 못 미친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매각이 안 됐던 여러 이유들이 있는데 해결된 게 없다”며 “회사 건전성이 위기인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보는 우선 올해 말까지 예별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불발될 경우 내년 말까지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에 계약을 분산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매각이 실패하면 5개 손보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손보사 관계자는 “MG손보의 장기 보험 비중이 90%를 넘는 상황에서 10년·30년·50년짜리 상품들이 향후 어느 정도 손해율을 낼지 예측하기 어려워, 이전받은 보험사들이 장기간 불확실성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예보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와 전략을 잘 세워 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다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5개사 계약이전과 병행해 한 차례 더 매각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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