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제히 ‘단독 노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노선 증편에 따른 ‘출혈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경쟁 없는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독 노선 확장이 수요 확보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을 비롯한 티웨이항공·진에어 등 LCC 업계가 최근 국제선 단독 노선 확대에 나섰다.이달 기준 LCC 중 가장 많은 단독 노선을 확보한 제주항공은 △일본 5개 노선(인천~히로시마·마쓰야마·시즈오카·오이타·하코다테) △중화권 6개 노선(인천~웨이하이·자무쓰·스자좡, 부산~스자좡, 제주~시안·마카오) △동남아 4개 노선(인천~비엔티안·바탐, 제주~방콕, 부산~싱가포르) 등 총 15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개 증가한 수치다.
진에어는 △일본 3개 노선(인천~미야코지마·이시가키지마·기타큐슈) △동남아 1개 노선(부산~클락) 등 총 4개의 단독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1년 사이 늘어난 노선은 올해 4월 취항한 이시가키지마 노선이다.
이스타항공은 △일본 2개 노선(인천~도쿠시마, 부산~구마모토) △동남아 1개 노선(부산~치앙마이) 등 총 3개의 단독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에어부산은 △일본 1개 노선(부산~마쓰야마) △중화권 2개 노선(부산~마카오·시안) △동남아 3개 노선(부산~가오슝·발리·비엔티안) 등 총 6개의 단독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LCC들이 단독 노선 확장에 속도를 내는 건, 경쟁 항공사와의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특정 노선 전략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져 왔던 적자 행진에서 탈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정 지역 노선 신규 취항을 통한 차별화된 혜택을 승객들에게 제공해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인기 노선 점유율 확대에 따른 출혈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무경쟁 단독 노선 운항은 수익성 개선을 꾀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자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번 단독 노선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독 노선 확장이 수요 증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특정 노선을 늘리는 것이 아닌 안정적 수요 기반의 단독 노선 신설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항공사들이 단독 노선 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좋은 시도”라면서도 “다만 시장 조사와 수요 예측 없이 무작정 노선을 늘리게 되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져 결국 적자로 이어지게 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충족하는 다양한 특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는 단독 노선 개발을 통해 안정적 수요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