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삼성이 젊어졌다. 16일 사장단 인사에서 61세(1948년 출생자) 이상 사장은 부회장 승진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물러났다. 후임에는 50대 부사장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번 인사에는 나이, 재임 기간, 경영 실적, 조직 개편의 4가지 기준이 적용됐다. 특히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의 부상은 세대교체를 겨냥한 새로운 리더십 창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건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체제를 준비하는 포석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60대 CEO에서 50대 CEO 체제=인사 전 삼성의 주요 최고경영자(CEO) 29명의 평균 연령은 61세. 이번 인사로 CEO 평균 나이가 54세로 대폭 낮아졌다.
새롭게 사장단에 진입한 젊은 피 덕분이다. 장원기(54·전자) 윤부근(56·전자) 윤주화(56·전자) 최외홍(57·벤처투자) 최주현(55·에버랜드) 이헌식(59·코닝정밀유리) 배석용(50·중공업) 박오규(56·BP화학) 서준희(55·에스원) 장충기(55·브랜드관리위) 윤순봉(53·석유화학) 황백(56·제일모직)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허태학(65·석유화학) 박노빈(63·에버랜드) 고홍식(62·토탈) 제진훈(62·제일모직) 이용순(62·정밀화학) 박양규(61·네트웍스) 이해진(BP화학·61) 사장은 퇴진했다.
재무통의 약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최도석 사장이 삼성카드 사장으로 옮겼고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은 삼성토탈로, 배호원 전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정밀화학으로 이동했다.
그룹 홍보를 책임지던 윤순봉 부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사장으로 영전했다. 삼성측은 "이번 인사에서는 연령과 CEO 재직 기간이 가장 큰 퇴진 기준이었다"며 "위기 상황을 맞아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며 현장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인물을 새롭게 등용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형 조직에서 속도와 현장을 중시하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꾀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위기대응형 경영조직 개편=삼성은 다음주 초 계열사별로 대대적인 임원 후속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변화의 핵심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 방향은 전 계열사로 파급된다.
삼성전자측이 밝힌 변신의 기본 방향은 현장 중심과 유관조직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사 조직을 줄이고 인력을 가능한 한 현장으로 재배치키로 했다.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4개 사업부문 총괄에 경영지원, 기술총괄을 합쳐 6개 총괄로 운영되던 체제를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LCD)과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즈(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부문으로 이원화한다.
기술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사업부 간 장벽을 두는 것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승욱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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