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생계가 막막한 지경이라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전까지 대형할인점 단기 아르바이트로 뛰고 있다”며 “그나마 이 자리도 얼마나 힘들게 구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에서 ‘아르바이트 구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 불황 탓에 학생들은 물론 미취업 대졸자, 가정 주부, 실업자 등이 몰려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정보 전문포털 사이트 ‘알바몬’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아르바이트 구직자 수가 30.3%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대형할인점, 백화점에서 명절 선물 배송·포장, 판촉행사 도우미, 고객센터 등에 채용하는 단기 아르바이트는 1만1430명인데 비해 구직자는 4만5000명에 이를 정도다.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는 업무에 따라 하루 급여가 3만∼5만원 수준인데다 주말·심야 근무를 감수해야 한다. 길게는 한달부터 짧게는 일주일 정도 근무한다. 알바몬 관계자는 “지난해 설에 각 백화점과 대형할인점들이 아르바이트를 1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치열한 구인 경쟁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만에 불황 때문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령에 관계 없이 수많은 이력서가 들어온다”며 “점포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설 기간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서는 3대 1 정도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일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지원하는 이유는 갖가지다. 용돈벌이에 나선 학생부터 친척들로부터 취직 등을 추궁을 받기 싫어 지원한 미취업자, 생계에 조금이라도 보태려고 나선 주부,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전에 생활비를 벌려는 가장까지 다양하다.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지원한 이모(21·여)씨는 “명절 때 친척들을 만나면 너는 졸업하면 무엇을 할 거냐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부러 피하려고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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