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예상을 깨고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서 속도전을 전개했다. 특히 TK(대구·경북) 측근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사정 분야에서도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개각도 설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4대 권력기관장 조기 인사는 조직 동요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강력한 개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권력기관부터 조기에 장악해야 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에따라 기관장이 공식 임명 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참여정부에서 요직을 거친 인사들이 여전히 포진해 있어 국정 운영에 상당한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으로 서울시청 인맥의 대표주자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정원장에 내정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김성호 현 원장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등에서 미온적으로 대처, 이번에는 충성심 강한 'MB맨'을 앉혀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기 때문이다.
오랜기간 이 대통령 측근으로 보좌해온 원 후보자가 'MB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됐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도 막판까지 경합했지만 청와대와 국정원쪽에서 상당한 부담을 느꼈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의 업무 연속성을 위해 일단 남겨뒀다는 후문도 있다.
김석기 경찰청장 후보자는 경찰 신뢰와 법질서 확립에 적임자라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지난해 7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서울청장으로 부임해 무난히 마무리했던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후보자는 경북 영일(현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태어난 곳이기도 해 TK 고위 인사들의 천거가 있었다는 얘기도 있다.
또 원 후보자(경북 영주)와 김 후보자 모두 TK라는 점에서 4대 권력기관의 중심이 PK(부산·경남)에서 TK로 넘어가게 됐다. 현 김성호 국정원장과 어청수 경찰청장은 경남 남해와 진양 출신이다. 유임된 임채진 검찰총장이 경남 남해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4대 권력기관 지형도가 '경북 2, 경남 1,국세청장 출신지'로 바뀌었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 인사 작업을 주로 보좌하고, 청와대 인사비서관팀이 실무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선 '외부팀'이 존재한다는 얘기도 있다.
개각 시기에 대한 청와대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설 이전 개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개각 준비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현재로선 중폭 정도의 개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청와대 참모진 교체는 1∼2명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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