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파문 신정환은 ‘버티기’… KBS는 눈치 ‘살피기’

욕설파문 신정환은 ‘버티기’… KBS는 눈치 ‘살피기’

기사승인 2009-01-23 14:45:01


[쿠키 연예] 방송인 신정환의 욕설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신정환은 20일 KBS ‘상상플러스-시즌2’에서 이수근과 대화 도중 “개XX”라고 욕설을 한 게 전파를 타면서 파문이 시작됐다.

여론은 최악이다. 신정환의 욕설이 담긴 동영상이 계속해서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고, ‘상상플러스’ 시청자게시판엔 비난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선 그를 퇴출하자는 청원 서명이 올라온 상태다.

KBS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신정환 욕설 파문이 알려진 20일 ‘상상플러스’ 제작진은 곧바로 사실을 인정했다. 21일 시청자게시판에 “출연자의 비속어가 여과 없이 방송된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신정환도 22일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KBS는 이번 신정환의 욕설 파문이 방송사고란 점을 강조했다. ‘상상플러스’ 윤현준 PD는 “방송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 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편집진의 실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신정환의 욕설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문제도 크지만, 그보다 지상파 방송 녹화에서 욕설을 내뱉은 신정환의 MC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비록 자그마한 소리로 들린 욕설이었지만 네티즌들은 ‘사과만 하면 끝인가, 당장 하차하라’, ‘신정환이 없으면 프로그램이 안 돌아가나’며 ‘상상플러스’ 제작진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신정환은 지난 2005년에도 불법도박 혐의가 적발돼 홍역을 치뤘다. 당시 신정환은 네티즌들의 방송 퇴출 반대 서명 운동에 힘입어 “뼈저리게 반성했다.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3개월만에 복귀했다.

KBS는 불법도박이란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너무 이르게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압박에 밀려 ‘상상플러스’에 재기용, 신정환을 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우선 신정환은 불법도박 파문에 이어 두 번째 실수를 저질렀고, 여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공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지상파에서 욕설을 한 방송인을 계속 기용하는 것은 ‘공영방송’ KBS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시청자에게 욕설을 전달한 방송인을 계속 기용하는 좋지 않은 선례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상상플러스’는 ‘우리말 배우기’란 콘셉트로 진행되는 KBS의 대표적인 공익 예능 프로그램이다.

현재 신정환의 ‘상상플러스’ 하차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상플러스’ 윤현준 PD는 “신정환의 하차를 논할 시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을 아꼈고, 신정환 역시 22일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사죄드린다”면서도 자신의 하차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예전에도 신정환이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어 여론을 신중하게 살피고 있다”며 “계속 여론이 안 좋아질 경우를 대비해 여러가지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MBC와 SBS 관계자는 “KBS의 결정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만약 신정환이 ‘상상플러스’에서 하차할 경우 그가 출연하고 있는 다른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 불길이 번질 수도 있는 셈이다.

‘상상플러스’는 지난 2006년 이휘재의 손가락 욕설로 인해 방송위원회 권고 조치가 내려졌을 때 이휘재를 하차시키지 않고 개편 때까지 기다린 바 있다. KBS가 이번 신정환 욕설 파문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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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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