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4일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를 전격 방문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청와대 지하별관(벙커)을 벗어나 청와대 밖 '지상 회의'로 열리기는 처음이다.
회의는 수출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지식경제부에서 열렸다. 안건은 워크아웃 기업의 애로 요인 해소 방안이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만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고 도중에는 일본 닌텐도사의 게임기를 언급하며 국산화 방안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온라인 게임은 우리가 잘하는데 크리에이티브한(창의적) 제품은 소니, 닌텐도가 앞서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것을 개발할 수 없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실물경제지원단을 방문해선 질타성 발언들을 쏟아냈다. 먼저 "수출 보험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 아니냐. 고액 보증이 잘 안되고 있다고 하던데"라고 서두를 던졌다. 배석했던 한 장관이 "수출업자들이 잘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무역금융"이라고 해명하자, 이 대통령은 "보험도 그렇고 금융도 그렇고 잘 안 된다고 하던데"라며 지적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수출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데 정부가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 1년을 넘기려면 수출이 버텨줘야 하며, 새로운 비상 수출 전략을 짜야 한다"며 수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엔고를 활용한 일본 시장 개척 등 기업이 살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정부가 뒷받침을 해 주자는 당부도 곁들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과천 청사로 이동할 때 청와대 참모진 14명과 함께 마이크로버스를 이용했다. 버스 안에서 이 대통령은 "이산화탄소 많이 줄었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앞으로 예고없이 단출하게 현장을 방문할 땐 전용승용차가 아닌 마이크로버스를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청와대는 또 매주 목요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리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수시회의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민생 현장을 점검키로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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