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인택 학진 등재논문’ 일부 삭제…왜, 미묘한 시점에 ‘정리’했나

[단독] ‘현인택 학진 등재논문’ 일부 삭제…왜, 미묘한 시점에 ‘정리’했나

기사승인 2009-02-05 04:16:00

[쿠키 정치]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새로 불거진 의혹은 크게 두가지다. 연구기록 삭제 논란과 논문 이중 게재 의혹이다.

현 내정자는 야당으로부터 자녀 이중국적 의혹에다 임대소득 탈루 논란, 자녀 위장전입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 여권 내부에서도 “현 내정자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왜 연구기록 삭제했나=1월26일 현재 학술진흥재단(학진)의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스템(KRI)에 등재된 현 내정자의 논문 편수는 54편. 그런데 일주일가량 뒤인 2월4일엔 22편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삭제 시점에 우선 의문이 든다는게 이미경 의원실의 지적이다. 학진은 내부 확인 결과, 삭제 시점을 2월1일부터 4일 사이라고 판단했다. 2월2일은 일부 언론이 1996년 11월 현 내정자가 쓴 논문 ‘기술의 국제정치학:미국과 일본의 기술헤게모니 전쟁’에 대해 이중게재 의혹을 처음 보도한 날이다.

현 내정자측도 삭제 시점이 적절치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일부 시인했다. 현 내정자측은 “학진에서 계속 대학에 연구자료 정리를 권유해왔는데, 최근에야 일부 중복되거나 했던 논문들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 내정자측에서 청문회를 앞두고 논문 관련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일부 기록을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려대 정외과 교수인 현 내정자가 교수 시절엔 연구 실적을 부풀렸다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논문 편수를 정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삭제된 논문 중에는 영문 논문이 12편에 달했다. ‘Second North Korean Nuclear Crisis: Resolution or Catastrophe?’라는 영문 논문은 현 내정자가 연구기록으로 남겨놓은 ‘제2의 북한 핵 위기: 합의냐, 파국이냐’를 번역한 논문으로 보인다.

◇또 불거진 이중게재 의혹=사실상 같은 논문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다른 학술지에 실은 경우도 확인됐다.

현 내정자는 2000년 3월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발행하는 전략연구 18호에 ‘한반도 평화체제의 제문제-세계의 평화협정의 함의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주요 쟁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현 내정자가 1999년 12월 안보문제연구원이 발행하는 ‘통일로’ 136호에 실은 ‘세계 각국 평화협정의 한반도에의 함의와 정책 대안의 모색’이라는 논문과 거의 같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는 당연히 남북한 양측이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수립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진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라는 문장 등은 두 논문에 똑같이 실려 있었다. 서론만 제외하고는 사실상 두 논문이 복사본처럼 비슷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주화 우성규 기자
rula@kmib.co.kr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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