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의 6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경제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인지 여부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검증하는 데 집중됐다.
◇추경 조기 편성 검토=청문회에선 경제 위기 해결 방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주를 이뤘다. 윤 후보자는 일자리와 서민 등을 위해 추경 예산을 빨리 짜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규모나 시기 등은 면밀히 검토해 내놓을테니 (국회에서) 적극 도와달라"고 밝혔다. 빨라야 4월쯤으로 봤던 10조원 규모 추경예산 편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은행에 선제적인 공적자금 투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주당 강봉균 의원이 "추경을 빨리 편성해 (은행에) 공적자금을 넣으라"고 주문하자 그는 "필요하다면 그런 것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윤 후보자는 "부동산은 경제의 아킬레스건이지만 현재 거래가 실종돼 시장 형성이 안되고 있다"면서 "시장은 형성하되 투기 수요는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2년으로 돼 있는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에 대해 "해외 사례를 보니까 기간 제한을 두면 오히려 그 전에 직원을 교체하는 게 일반적이더라"면서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신 답변 눈길=윤 후보자는 '보스형 관료'라는 주위의 평가에 걸맞는 소신성 발언을 쏟아냈다.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려 최근 경제위기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18년간 표류한 생명보험사 상장도 해결했고 시장 건전성 등도 향상됐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과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이 "금산 분리 완화시 어떤 폐해가 있는지 알고 있느냐"고 따지자 윤 후보자는 "여신한도 등 대책이 있고 내부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금융자금과 산업자본을 연결하는 파이프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못 마땅하신가"라고 맞대응했다. 그는 옛 재무부 출신 관료의 부패를 의미하는 '모피아'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해외에서는 한국 관료사회의 우수성을 인정받는데 국내에서 매도될 때 서글프다"고 반박했다.
◇가족 문제 언급에 눈물=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 부인의 경기도 양평의 땅 투기 의혹과 장녀의 서울 삼청동 주택자금 편법증여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장녀의 소득을 조사해보니 지금까지 1억5000만원인데 (3억원에 달하는) 삼청동 주택구입자금은 어떻게 마련한 것이냐"고 따졌다. 윤 후보자는 "전체 소득이 2억2800만원인데 부족한 부분은 집사람이 대출을 받은 것 같은데 몰랐다. 수정해야한다면 수정신고를 하고 증여세도 내겠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김종률 백재현 의원은 "양평 땅이 당초 채소밭으로 쓰겠다는 목적과 달리 전원주택단지를 염두에 두고 구입한 것이 아니냐"며 농지법 위반 논란을 제기했다. 윤 후보자는 "집사람이 여생을 보내기 위해 산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청문회 도중 십년여전 요절한 아들이 거론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쳐 한 때 청문회장에 침묵이 흐르기도 했다. 금감원장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연봉 6억원을 받은 것에 대한 지적에 대해 그는 "공직자도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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