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민주노총 성폭행 의혹 사건 이후 이석행 위원장의 도피 생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계사 탈출 이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인사들과 떨어져 혼자 다니며 비교적 늦게 검거됐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해 7월부터 수배를 받았던 이 위원장이 서울 견지동 조계사로 피신한 것은 9월22일이었다. 이 무렵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지도부 5명이 이미 조계사에 머물고 있었다. 이 위원장 등은 10월 말까지 조계사에 있다가 경찰 경비를 뚫고 모두 탈출했다.
이 때부터 이 위원장은 국민대책회의 인사들과 별개로 행동했다. 박원석·한용진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등이 11월6일 강원도의 한 호텔에서 모두 검거됐을 때도 이 위원장은 경찰을 피할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11월9일 서울 대학로에서 있었던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려는 계획도 세웠으나 경찰의 삼엄한 경비에 참석을 포기하고 영상 메시지로 대신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도피생활을 했다. 주로 민주노총 인사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이 위원장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은신처를 자주 바꿔 추적을 따돌렸다. 하지만 12월1일 성폭력 미수 사건의 당사자인 A씨 소유 경기도 고양시 아파트에 은신했다가 나흘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 위원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왔다는 정황은 파악했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성폭행 미수 사건으로 경찰은 허위진술 여부 등 민주노총 지도부 전체를 조사할 근거를 확보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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