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퇴진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김 내정자는 이르면 10일쯤 청와대에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한 뒤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만 남은 형국이다.
검찰이 9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김 내정자에게 명예롭게 물러날 명분을 제공했다는 게 청와대 일각의 판단이다. 이와관련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소집해 김 내정자 거취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에는 김 내정자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겠다는 보고서를 이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하루 이틀 심사숙고하는 모양새를 취한 뒤 자진 사퇴시키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최종 결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여론 동향을 살펴본 뒤 최종 판단하겠지만 김 내정자가 먼저 움직일 경우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내정자 스스로 판단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앞서 이 대통령은 9일 오전 라디오 연설에서 "원인이 다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를 사퇴시키느냐 마느냐는 그렇게 시급한 일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또 "과거에는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책임자부터 물러나게 한 경우가 있었으나 똑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 분명한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김 내정자를 유임시키거나 결정 시기를 늦추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지만 김 내정자의 명예로운 퇴진을 위한 마지막 수순형 발언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원칙'이라는 단어를 17차례나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어렵고 복잡한 일을 만나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며 "눈앞의 현상에 집착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라는 말"이라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 "요즘 국정 수행 과정에서의 원칙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과 원칙을 붙잡고 뚜벅뚜벅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북 관계와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도 '원칙'에서 찾았다.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원칙"이라며 "정부는 언제라도 북한과 마주 앉아 모든 문제를 풀 준비가 돼 있으나 결코 무리하게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집권 2년차를 맞아 북한과 야당의 정치 위협 공세에 굴복하지 않고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하윤해 기자
yskim@kmib.co.kr
▶'인간광우병 증세 유사' CJD환자 28명 확인… 사상 최대
▶김연아,애니메이션 UCC 화제
▶홍준표"홍정욱보다 대북전문가 많다",홍이 홍 폄하?
▶검찰"경찰진압 책임묻기 어렵다""절단기서 불 붙었다는 주장 근거없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잡쉐어링은 신기루에 불과"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