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원세훈 국정원장되면 정권 불날까 우려”

박지원“원세훈 국정원장되면 정권 불날까 우려”

기사승인 2009-02-10 19:32:05


[쿠키 정치] 원세훈과 불(火)'

국회 정보위원회가 10일 개최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원 후보자와 화재와의 연관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시중의 우려를 전달한다"면서 우회적 방식으로 원 후보자와 불(火)과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박의원은 "후보자께선 평소 불과 많은 인연이 있느냐"는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했다. 원 후보자는 어리둥절해 하며 "별로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련의 화재 관련 사건들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2월 숭례문 화재와 상반기 내내 이어졌던 촛불 시위, 지난달 용산 참사와 9일 대보름 맞이 행사도중 발생한 경남 창녕화재까지 언급했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하고 재차 원 후보자를 추궁했다.

원 후보자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박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 행안부 장관, 직접 연관이 없습니까"라고 거듭 물었다.

원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서울시 행정 1부시장을 역임했으며 당시 숭례문 개방 작업이 완료됐다. 지난해 2월 행안부 장관으로 입각하고 나서는 상반기 내내 촛불시위가 절정을 달렸다.

올해 1월 원 후보자가 국정원장에 내정된 직후에는 용산 철거민 참사가 발생해 6명의 인명이 사망했다. 또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날에는 창녕 화재가 발생했다. 원 후보자는 박 의원의 질문이 서너차례 지속된 후에야 알아챈 듯 "직접적으로 다 연관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역시 수십년간 다져진 박 전 명대변인의 우회화법"이라면서 감탄했다. 반면 여당은 "다수의 인명피해가 난 화재 사건을 부적절하게 인용했다"면서 흥분했다. 박 의원은 이런 평가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례적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당시 상황이 담긴 대화록을 올렸다. 다음은 박 의원의 인사청문회 일문일답 내용.

-박 의원 : 네. 민주당 목포출신 박지원입니다. 후보자께서는 평소에 '불'과 많은 인연이 있습니까?

=원 후보 : 네?

-박 의원 : '불'과 많은 인연이 있냐구요.

=원 후보 : 아… 별로 없어… 없습니다.

-박 의원 : 없어요?

=원 후보: 네…

-박 의원 : 서울시 상징인 숭례문이 불탔습니다. 또 행자부 장관을 하면서는 촛불이 탔습니다. 최근에는 용산에서 불참사가 나서 6명이 희생됐습니다. 오늘 하필 국정원장 청문회를 하는데 어제 창녕에서 불이 나서 4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 후보 : 저는… 저하고 직접적으로 다 연관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박 의원 : 서울시 부시장, 행자부 장관, 직접 연관이 없습니까?

=원 후보 : 그… 촛불… 부분은 … 그거는 저기…

-박 의원 : 좋습니다.

=원세훈 후보 : 네…네…

-박 의원 : 그래서 지금 시중에서는 혹시 원세훈 후보자가 국정원장에 임명되면 정권에 불이 나지 않을까 염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면서…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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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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