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 한강로 남일당 건물 앞에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을 포함한 40여명은 화재로 검게 그을린 흔적이 곳곳에 남은 건물 앞에 섰다. 참사 뒤 시민들이 한송이씩 가져다놓은 조화는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범대위는 화가 연극인 등 젊은 문화예술인 50여명이 만든 대형 걸개그림을 건물 앞에 걸었다.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범대위측은 “용산4구역에는 아직도 용역업체 직원의 폭력이 활개치고 재개발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검찰 수사결과에 분노를 표시했다. 고 이상림(70)씨의 며느리 정영심씨는 “지난 한 달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아직도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4층에 있다. 유족들은 구속된 농성자들이 석방되고, 진압을 실시한 경찰들이 처벌받아야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례가 언제 치러질지 모르자 병원은 난감한 표정이다. 한달 동안 장례식장 이용객수가 평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장례식장측은 전국철거민연합측에 “나가달라”는 말을 꺼내기도 힘들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병원은 장례식장 주변에 주차된 전철연 차량 때문에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범대위는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추모대회를 연다. 지금까지 참가자 수가 계속 줄어 큰 규모가 될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범대위는 28일에는 10만명 참석을 목표로 대규모 추모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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