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美서 두달째 선전… 홀로 선방 이유는?

현대·기아차,美서 두달째 선전… 홀로 선방 이유는?

기사승인 2009-03-04 17:59:04
[쿠키 경제]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2개월 연속 선전했다. 해외 언론들도 ‘홀로 빛났다’고 평했다. 환율 효과에 힘입은 공격적 마케팅, 소형차 수요 증가 등의 힘이 컸다. 다만 현대·기아차가 마진율 하락을 무릅쓰고 외형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선방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시장에서 잘 나가는 현대·기아차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3만621대를 판매, 지난해 2월보다 판매량이 1.5%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그러나 지난 1월 2만4512대에 비해 24.9% 늘었다. 기아차는 2월 한달간 2만2073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0.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실적은 다른 업체와 놓고보면 확연히 대비된다. 미국 1위 업체 GM의 판매량이 53.0% 급락했고, 포드와 크라이슬러 역시 각각 48.2%,44.0% 하락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보다 39.0% 판매가 줄었고, 혼다와 닛산도 나란히 37%대 하락률을 보였다. 미 전체 시장 역시 41.4%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7.6%로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1월에도 지난해 대비 각각 14.3%, 3.5% 늘면서 대형 메이커 중 유일하게 신장했었다.

홀로 선방, 배경은?

우선 공격적 마케팅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올 들어 차를 구입한 고객이 1년 내 실직이나 파산하면 차를 대신 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도입한 데 이어 실직 시 3개월간 할부금을 대납해주는 어슈어런스 플러스까지 선보였다. 현대차 미국 딜러 9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베르나와 아반떼가 각각 30.0%, 31.8% 증가한 데서 보듯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소형차 라인업을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재고 소진을 위한 ‘땡처리’ 판매 전략이 외형을 유지시키고 있는 점도 크다. 기아차의 경우 카니발 구입자에 대해 현금 5000달러 지원 혹은 60개월 무이자에 900달러 할인을 더한 혜택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고 있다. 오피러스나 쏘렌토도 비슷한 조건을 내걸었다. 실제 카니발은 지난해 2월 2454대에서 6211대, 오피러스는 184대에서 1360대로 판매가 늘었다. 또 마진율이 낮은 리스나 렌트카 업체에 차량을 ‘묶음 판매’하는 비율이 현대차 15%, 기아차 30%에 달한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향후 브랜드 인지도나 중고차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뛰어난 영업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박리다매’식 전략을 구사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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