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업체 ‘위기감 최대’

개성공단 입주업체 ‘위기감 최대’

기사승인 2009-03-09 17:46:15
[쿠키 경제] 개성공단 입주회사들이 공단조성 이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납기 지연, 주문 취소 등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기업들은 개성공단 철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 공단 입주 계약을 해지한 업체도 나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협의회는 9일 북측의 방북 불허 통보 소식을 접한 직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협의회는 즉각 개성공단 길을 터줄것을 요구하는 촉구문을 북측에 전달키로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물류가 하루 이틀만 마비돼도 치명적”이라며 “이번 조치는 북측이 명백히 잘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인력과 물류 왕래를 허용해달라고 북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A의류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재고를 이용해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원단을 쌓아놓은 것도 아니고 사태가 길어지면 정말 힘들어진다”며 “개성공단 진출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B의류업체는 “2년여전 미사일, 핵실험을 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공단 기업들의 생산 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은 공장 가동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최악의 경우 공장 폐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원자재 공급이 막히면서 납기를 맞추기 어렵게 됐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한 두번도 아니고 거래처에서 ‘납기는 문제없냐’는 전화를 받기도 지쳤다”며 “특히 이번에는 물건을 제때 납품하기도 힘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자재를 싣고 북한에 들어가려던 트럭이 맥없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며칠 전 해외에서 주문을 따왔는데 취소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휴대전화 부품업체인 미성포리테크는 45억원 규모의 개성공단 아파트형공장 입주계약을 해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미성포리테크는 “최근까지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고, 북측 인력 공급이 원활치 않아 공장이 정상적으로 준공돼도 정상 가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납부한 계약금 9억1000만원은 회수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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