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근 생명의강 단장 “낙동강이 썩었다고? 천만에 말씀”

박창근 생명의강 단장 “낙동강이 썩었다고? 천만에 말씀”

기사승인 2009-03-16 16:58:05

[쿠키 사회] ‘낙동강은 살아있다.’

생명의강연구단이 17일 발표할 ‘낙동강 현장조사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낙동강 등 4대강이 썩었기 때문에 정비사업을 통해 강을 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생명의강연구단은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의 실체를 규명하고 강 살리기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월 출범한 전문가 모임이다. 대학교수, 환경운동가, 문화재 전문가 등 30여명이 연구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단을 이끌고 지난달 25일부터 2박3일간 낙동강 답사를 벌인 박창근(47·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사진) 단장은 “정부는 낙동강 바닥에 쌓인 퇴적물이 썩었기 때문에 준설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낙동강 바닥까지 내려가 모래와 물을 떠다가 분석해 봤는데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깨끗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낙동강 하굿둑으로부터 약 14㎞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하천 바닥이 부패한 게 확인됐으며, 양상천 등 일부 지천에서 악취가 나는 건 맞다”면서 “그러나 그 문제는 하굿둑을 없애고 지천을 정비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지 본류를 파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11일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4∼12월 4대강 수계의 하천과 호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퇴적물 모니터링 최종보고서를 공개하면서 “4대강 퇴적물의 오염 평균값이 미국의 퇴적물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단장은 “정부가 사실을 왜곡해서 강 정비사업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며 “누구 말이 맞는지 공동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퇴적물이 쌓여서 하상(하천의 바닥)이 높아졌기 때문에 준설을 해야 한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감사원에서 2007년 7월에 하천 준설 실태를 감사했다. 그 보고서를 보면, 2005년 낙동강의 바닥 높이는 거의 전 구간에서 12년 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낙동강 토사는 같은 기간에 2억㎡가 사라진 것으로 돼 있다. 하천 바닥이 낮아져 있는데, 뭘 또 파야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박 단장은 “강 살리기라는 말은 좋다”면서 “그러나 이대로 가서 가서 강 살리가 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들이 낸 사업 계획서를 분석해 보니 제일 많이 하는 게 하천 공원화 사업이고 그 다음이 나룻터 복원 사업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 예산 14조원 중 10조원이 농업용 댐이나 제방, 수문, 보 건설에 쓰인다”며 “정부는 ‘강 살리기’라고 부르지 말고 ‘하천변 개발사업’이나 ‘하천 공원화 사업’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단은 낙동강에 이어 21일부터 영산강을 답사하며, 다음달에는 대규모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김남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