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4월 재보선 불출마”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4월 재보선 불출마”

기사승인 2009-03-16 17:35:06

[쿠키 정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4·29 재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전 국민이 경제 살리기에 심혈을 바쳐야할 때”라며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기 위해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불출마를 사흘 전쯤 경북 예천 낙동강변에 있는 삼강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면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휴가 기간 아내와 경북 북부 지방을 여행하면서 삼강주막에 갔었다”며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아내가 ‘저 유유히 흐르는 장강처럼 인생도 저렇게 사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해서 낙동강을 한번 더 쳐다보고 나도 그렇게 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불출마 이유도 “뒷산 황율은 벌이 쏘지 않아도 때가 되면 벌어진다고 했는데 아마 오늘이 그 때인 것 같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1년 전 예상치 못했던 공천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이후에도 원외 대표의 한계를 절감했지만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도 있는 상황에서 결코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모험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한 측근은 “박 대표가 ‘선당후사’(先黨後私)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재보선에 출마했다 낙선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여권이 대혼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물론 당선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 전략 공천 후보지로 거론됐던 인천 부평을, 울산 북구 모두 당선이 녹록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박희태 정동영 대결’이 성사될 경우 곧바로 5월 재보선이 현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될 수 있다는 부담감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선 박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민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주 재보선에서 ‘친이 대 친박’ 대결 구도가 예상되는 등 자칫 당이 사분오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의 불출마 결단이 당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분열 양상으로 보이고 있는 민주당과 비교 우위 조건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박 대표도 “모든 것을 바쳐서 이번 재보선을 총지휘하겠다”며 “그것이 재보선 정쟁화를 막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는 “10월 재보선이 있을지는 하늘만이 안다”며 “지금부터 국민 앞에 얘기하는 것은 좀 빠르지 않느냐”고 말해 10월 출마 가능성은 열어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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