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자리 방어책 내용과 문제점

정부의 일자리 방어책 내용과 문제점

기사승인 2009-03-19 17:50:02
[쿠키 경제]‘일자리 추경안’의 핵심은 4조9000억원을 풀어 일자리 55만개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규 일자리가 한시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응변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 고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회안전망 개혁도 뒤따라야 하지만 이 역시 부족했다는 평가다.

임시처방, 경기회복 늦어지면 어쩌나

이번 대책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짜여진 임시 처방이다. ‘짧고 굵게’ 재정을 투입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자는 것이다. 비상시국인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경기 회복 시기가 정부의 예상보다 늦어지는 경우다.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 중 40만개가 저소득층 공공근로 사업에서 창출된다. 6만8000개는 중소기업이 채용하는 인턴, 4개월간 임시 고용되는 학습보조 교사, 공공기관 인턴 등의 숫자다. 자활근로 일자리, 노인 일자리 등까지 더하면 55만개 일자리 중 거의 모든 일자리가 길어야 1년을 넘기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살아나 정규 고용시장이 이들을 받아내야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을 경우 비상조치의 연장은 불가피하다. 재정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기획재정부 류성걸 예산실장은 “정부는 하반기부터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게 되길 기대한다”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경제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살아난다해도 한시직에서 단순 작업만 반복하던 이들이 정규 고용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교육훈련 분야에 1580억원을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대학 내 특별 교육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고 건설 등 일용근로자 10만명에게 기능교육 등을 실시한다. 하지만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사회안전망 보완은 물건너가나

정부는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카드로 쉽고 빠른 ‘일자리 공급’을 택했다. 일자리 추경안의 절반인 2조7000억원이 일자리 직접 창출에 책정됐다.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 확충에도 1조9070억원이 배정됐지만 실업자 증가로 인한 자연증가분에 불과하다. 자영업자에게 실업급여 가입을 허용하거나 실업급여 지급조건을 완화하는 것, 특별연장급여 지급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 등 노동부의 각종 사회안전망 개혁안은 이번 추경에 반영되지 않았다.

송영중 노동부 기획관리실장은 “자영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가입 허용이나 실업부조 신설 대신 2조원 규모로 시행되는 행정안전부의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대한 효과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개발국에나 적합한 공공근로 모델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1년전 IMF 당시와 지금은 국내의 사회 경제적 구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은행은 한국처럼 사회안전망의 기초가 비교적 잘 갖추어진 중진국 이상의 경우 후진국형 공공근로보다는 사회안전망 확대를 통한 시스템적인 접근이 (고용위기 극복에)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노동전문기자 김원철기자
hnglim@kmib.co.kr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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