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화려함 비우고 실속 채웠다

제주항공, 화려함 비우고 실속 채웠다

기사승인 2009-03-22 17:18:01

[쿠키 경제]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로 가는 제주항공 7C1501편을 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첫 국제선 정기편이다. 인천과 기타큐슈의 하늘길을 여는 비행이기도 하다. 그간 기타큐슈공항은 일본 국내선만 정기 취항해왔다.

항공기는 189석 규모의 보잉 737-800. 모두 이코노미석으로만 구성됐다. 제주항공은 이코노미석 대신 행복석(Joy Class)’이란 이름을 붙였다. 옅은 베이지색 유니폼에 제주항공을 상징하는 감귤색 스카프를 두른 승무원들이 탑승객을 맞았다. 항공기 내부는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3석씩, 한 열에 모두 6석의 좌석이 배치됐다. 일부 탑승객들이 신문을 요구했지만, 신문제공 서비스는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이륙한 지 얼마 안 돼 기장 안내방송이 나왔다. 기장은 목적지인 기타큐슈시에 대한 개요, 주변 관광지 등을 안내했다. 기존 항공기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기내 면세품 판매는 하지 않고 있지만 올 하반기쯤 애경그룹 계열사인 AK면세점의 제품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삼각김밥과 제주항공의 이름을 딴 ‘JJ넛’이란 땅콩 스낵, 종이컵에 담긴 음료가 제공됐다.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는 노력이다.

여성 승무원들이 손톱에 빨강·자줏빛 매니큐어를 칠한 것이 눈에 띄었다. 기존 항공사 승무원들은 원색의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이 통상 금지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부담없이 즐거운 항공여행이란 제주항공 컨셉에 맞춰 승무원들의 용모 역시 자유롭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륙 후 1시간30분쯤 뒤 기타큐슈공항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항 청사 위로 일장기와 함께 태극기가 나부꼈다. 공항 청사 곳곳에 제주항공의 정기 취항을 알리는 포스터와 플래카드도 보였다. 모두 기타큐슈시에서 자체 예산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입국장 앞에는 유치원복을 입은 일본 어린이들이 양국 국기를 흔들며 한국 관광객들을 환영했고 키타하시 겐지 기타큐슈 시장도 나왔다.


제주항공은 이날을 시작으로 주 3회(수·금·일) 인천과 기타큐슈를 왕복 운항한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의 안용찬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은 “항공기 추가 도입을 위해 올해 안에 113억원을 증자하고, 현재 2대인 보잉 737-800 대수를 2013년까지 15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타큐슈=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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