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호주의로 해외생산 박차, 일부 유턴 기업도

무역보호주의로 해외생산 박차, 일부 유턴 기업도

기사승인 2009-03-24 18:08:01
[쿠키 경제] 세계 각국이 무역 장벽을 높일 조짐을 보이자 해외생산을 강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생산 현지화를 통해 관세 대폭 인상, 해당국 기업과의 차별 등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사전에 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원화가치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생산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건비 등 해외공장 유지 비용이 급증하고 있기때문이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셈법’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보호주의 피해 해외 생산 확대

기아차는 광주공장의 주력 차종인 쏘울을 올 9월부터 중국 현지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 공장에서도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이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쏘울은 현재 유럽, 미국 등에 수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중국에는 높은 관세 때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기아차는 중국 공장에서 월 1만대 정도의 쏘울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량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울의 중국 진출은 기아차의 전사적 생존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미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도 준공한다. 미 의회가 자국 생산 차량에만 신차구입 보조금을 주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갈수록 보호주의 장벽이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현대차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짓고 있는 연산 10만대 규모 공장을 차질없이 2011년초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올해 수입차 관세를 최고 35%까지 인상했다.

포스코는 올해 멕시코 자동차 강판 공장, 미국 API 강관(송유관) 공장을 세운다. 오는 6월 준공되는 멕시코 자동차 강판 공장은 본사로부터 수입하는 강판 소재에 한해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다. 하반기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연산 27만t 규모의 고급 API 강관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공략에 나선다. 철강산업은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보호무역 압력지수가 높은 산업으로 분류됐고, 현지 철강업체들도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생산 현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로 U턴하는 기업들

LG전자는 지난해말부터 중국 톈진 에어컨 공장의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9일 “중국 공장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현지에서 생산하던 물량 중 일부를 한국의 창원 공장으로 되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제품의 80% 정도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삼성디지털이미징은 DSLR(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를 국내에서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랜드도 최근 중국에서 생산하던 국내 시장용 물량을 한국으로 이전, 국내 생산 비중을 10%에서 15%로 높였다. 앨범 생산업체인 대명은 중국 칭다오 생산기지를 7년 만에 폐쇄하고 한국에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가 파악한 최근의 ‘U턴’ 업체만 24개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원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해외공장을 유지하기 힘들어졌고, 현지 규제마저 증가하다보니 국내 귀환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강준구 기자
blue51@kmib.co.kr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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