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일일 대변인' 역할을 했다.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하기 위해, 수행기자단이 머물고 있던 프레스센터를 찾아 18분간 직접 브리핑했다. 지난해 11월 G20 워싱턴 금융정상회의때에 이어 두번째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정상은 전통적인 우호관계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대북관계 등 모든 문제에 있어서 아주 적극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들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며 "우리가 물은 것도 아닌데 본인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회담 뒷얘기를 소개했다.
또 G20금융정상회의 소식을 전할 땐 한국이 수행한 역할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내년에 G20정상회의 단일 의장국이 되기 때문에 정상회의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며 "많은 나라가 한국의 역할과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많은 것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3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친한(親韓) 단체 대표와 영국내 유력인사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민간기업에서 조선과 자동차 사업을 시작할 때 영국의 기술을 토대로 영국 기업과 함께 시작했고 조선은 현재 세계 1위, 자동차는 5위를 달리고 있다"면서 "그만큼 영국과 한국 경제는 아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절 명예서울시민증을 받은 히딩크 감독은 자신과 첼시 선수단 전원의 친필사인이 새겨진 첼시구단 유니폼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한·중 정상회담이 마무리될 때쯤 이 대통령은 농담을 섞어 "서로 협의할 일이 있으면, 아침에 갔다고 오후에 돌아오는 방문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앞으로 해저터널을 만들면 더 편하게 오갈 수 있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일었다. 런던=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