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비판론자인 장하준(46)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6일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한나라당을 상대로 강의를 했다.
장 교수는 정두언 한나라당 소통위원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래도 신자유주의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신자유주의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 이후 영·미 주도의 신자유주의 시대는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졌으며 금융위기도 더 잦았다”고 분석했다. 실패 원인으로는 ‘주주제일주의 경영’을 꼽았다. 그는 “자본시장이 자유화되면서 단기 주주들의 힘이 세지고 이에 따라 기업들도 기업 발전에 공헌하는 장기투자에는 소홀하게 됐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등 사회불안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게 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융위기를 몰고 온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도 장 교수는 “파생상품 연구로 노벨상을 탄 사람들도 파생상품을 이해하지 못해 회사를 두 번이나 말아먹은 것을 봤다”며 “파생상품의 경제적인 이익이 손해보다 확실히 크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 한 파생상품의 판매를 금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현재 경제 위기는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 위기라고 전제한 뒤 “경제 지표들이 조금씩 회복 되는 것을 두고 최악이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전망했다. 연극으로 치면 3막 중 이제 1막이 끝났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투자하고 기술 개발하는 힘든 길을 가야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장 교수는 사회통합을 강조하며 “세계에서 최초로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이 보수정치인인 비스마르크”라며 “(한나라당이) 진짜 보수라고 한다면 사회통합에 앞장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2003년에 신고전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상’을, 2005년엔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수여하는 레온티에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한 저명한 경제학자이다.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 ‘나쁜 사마리아인’ 등이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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