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줄 마른 GM대우,각종 위기설 난무

돈 줄 마른 GM대우,각종 위기설 난무

기사승인 2009-04-17 20:54:01


[쿠키 경제] GM대우가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각종 위기설이 난무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판매가 급감한 데다 수출대금 미회수, 대규모 외환파생상품 손실 등이 겹친 결과다.

당장 외부 자금이 투입되지 않으면 1∼2개월 내 운영자금이 바닥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GM대우 최고경영진이 정부, 채권은행 등에 손을 벌리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향후 전망도 불확실하다는 점이 지원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

◇돈줄 마른 GM대우=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17일 청와대를 방문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청와대가 면담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GM대우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절박한 자금 사정을 호소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GM대우 경영진은 전날 산업은행을 찾아가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GM대우는 지식경제부, 산은, 정치권 등 전방위적으로 손을 벌리고 있다. 자체 힘으로 버티기엔 한계 상황에 달했기 때문이다. 1조3700억원 규모의 금융권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은 이미 소진됐다. 지난 2월만 해도 유동성 위기설을 일축했던 그리말디 사장도 최근 "2분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토로했다. 또 비용절감 차원에서 한국에 파견된 외국인 임원 20여명 중 절반 정도를 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특히 GM대우는 수출대금 환헤지를 위해 통화선도계약 등 대규모 선물환 거래를 맺었다가 1조5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봤다. 이 때문에 지난해 87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손실 중 상당 부분이 동유럽 등에서 수출대금을 떼였거나, GM 본사를 통해 판매한 대금이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GM대우가 외환파생상품 결제 부담을 떠안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645억원이나 초과하고 있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GM대우 앞길 안갯속=정부나 산은은 당분간 지원에 나설 생각이 없다. 산은 관계자는 "5월까지는 자체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GM 지원 여부가 확정되는 6월1일 이전에는 두고보겠다는 의미다. 현재로서는 GM대우 관련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미 정부가 GM의 우량자산만을 추려 '굿 GM'을 출범시킨다 해도 지원자금이 GM대우에까지 투입될 가능성이 적다. 특히 GM대우가 GM의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계속 수행할지 여부도 지금은 불확실하다. GM은 생산 원가가 저렴한 중국, 인도 등에 완성차 생산시설 확대를 꾸준히 꾀하고 있다. 이상현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아직 GM대우가 GM의 소형차 핵심 기지이기는 하지만 몇년 뒤에도 지금과 같을지는 미지수"라며 "신차 개발 역시 마티즈, 라세티 후속 이후 뚜렷한 프로젝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GM대우는 올 들어 조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날도 경남 창원공장만 가동됐고, 추가적인 조업 중단도 예상된다. 벌써부터 올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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