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냉혹한 국민 심판… 후폭풍 거셀 듯

[4·29 재보선] 냉혹한 국민 심판… 후폭풍 거셀 듯

기사승인 2009-04-29 23:52:01
[쿠키 정치]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나라당의 0:5 참패였다. 민주당은 텃밭에서 무너졌지만 수도권을 챙기면서 선방했다. 비록 ‘미니 선거’였지만 주류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으로 결론난 4·29 재·보궐 선거의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특히 참패를 당한 여권은 지도부 책임론뿐 아니라 당내 권력지형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숨겨진 표심 승부 갈랐다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전주 덕진을 제외한 나머지 선거구의 판세는 ‘박빙의 접전’이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여야 대결이 펼쳐진 인천 부평을과 ‘친이·친박’ 대리전이 펼쳐졌던 경북 경주에서의 1∼2위 표차는 생각보다 컸다. 높은 투표율로 조직 영향력이 감소된데다 보이지 않았던 밑바닥 기류가 반영된 결과다. 전주 지역은 덕진구와 완산갑 선거구 모두에서 정동영 바람이 민주당의 조직력을 꺾었다. 보혁 대결로 치러진 울산 북구에서 진보신당은 막판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승자와 패자는

민주당은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과 시흥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한나라당의 ‘경제 살리기’ 구호에 맞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잠행 속에 수도권과 영남권 사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이번 선거에선 차기 대권 주자의 영향력도 테스트됐다. 정 전 장관은 차기를 도모할 계기를 만들었다. 반면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울산북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낙선으로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재확인 된 것은 ‘박근혜의 힘’이다.

후폭풍 어디까지

여권 내부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폭풍이 예년처럼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부평을을 제외하고는 ‘여야 대결’이라는 선거 구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희태 대표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점과 당장 조기 전당대회나 비대위를 구성할 형편이 아니라는 점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내홍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주류였던 친박 진영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결과는 5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차기 원내 지도부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를 심판했다”는 명분을 얻었지만 향후 정 전 장관 복당 문제 등과 얽히면서 당내 계파 투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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