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아무리 시청률도 좋다지만”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새 코너 ‘퀴즈 프린스’에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출연하는 것을 두고 여론이 시끄럽다.
홍 원내대표는 3일 ‘퀴즈 프린스’ 녹화에 참여, MC인 김용만 탁재훈 김구라 이혁재 신정환 등과 입담 대결을 펼친다. MBC는 “최대한 정치 이야기는 배제될 예정”이라며 “그동안 정가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한 홍 대표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솔직한 말솜씨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일제히 비판을 보내고 있다. 국내 경제 침체를 비롯, 각종 민감한 현안이 도사리고 있는 와중에 정치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MBC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MBC는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 저지를 위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총파업에 가장 먼저 참여했고, ‘일밤’도 총파업에 가담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사 중 한 명이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MBC 노조는 방송법 개정을 막기 위해 파업을 불사한 마당에 예능국은 시청률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청자들도 불편한 기색을 비추고 있다. ‘홍준표 섭외 취소해라’, ‘구준표가 아니라 홍준표라고? 차라리 시청자를 죽여라’는 의견이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네티즌들 또한 ‘시청률 올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막장 일밤’, ‘재보선 0-5면 조용히 반성이나 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일밤’에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이 출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로 공익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성 코너였다. MC와 퀴즈를 풀고, 벌칙을 받는 본격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홍 원내대표가 처음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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