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는 계속 된다…제작비 아끼고 시청률 잡고

‘막장 드라마’는 계속 된다…제작비 아끼고 시청률 잡고

기사승인 2009-05-06 11:28:00

[쿠키 연예] “아침도 막장, 저녁도 막장”

지상파 드라마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를 가리지 않는다. 시청자들과 시민단체의 따가운 눈총을 비웃으며 불륜과 복수, 억지 설정의 진수성찬을 차린다. 작품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높은 시청률로 광고 단가를 올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다.

막장 드라마는 계속된다

4일 첫 방송 된 SBS 일일드라마 ‘두 아내’는 제목부터 막장이다. 조강지처를 버린 남편이 교통사고를 겪은 후 새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고 옛 아내만 알아보는 상황이 설정된다. 시청률 30%를 넘나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아내의 유혹’의 차기작 답다. 제작진은 지난 1998년 출간된 정길연의 소설 ‘변명’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과거 막장 드라마가 불륜을 질질 끌었다면 ‘아내의 유혹’은 억지 설정을 빠른 전개로 돌파했다. 과장스러운 연기와 부담스러운 클로즈업이 반복된 것도 특징이다. 이는 ‘두 아내’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에 대해 본질은 그대로 두고 드라마 작법으로 돌파하고 있는 셈이다.

SBS는 아침드라마도 막장 드라마를 배치했다.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녹색마차’는 원수와 결혼한 여자의 복수극을 다룬 작품이다. 극중 주인공은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그의 절친한 친구와 결혼한다. 하지만 남편이 옛 연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인 것을 알고 복수를 시작한다. 사실상 ‘아내의 유혹’의 재탕이다.

상황은 다른 방송사도 다르지 않다. KBS 아침드라마 ‘장화 홍련’은 병에 걸린 시어머니를 내다버린 며느리의 실제 사연이 소재다.


시청률 올리는 통속극이 최고

지상파가 경쟁적으로 막장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시청률 때문이다. 국내 경기 침체로 사상 최악 불황을 겪고 있는 방송사에게 막장 드라마는 시청률을 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높은 시청률은 곧바로 광고 단가와 직결된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경쟁적으로 막장 드라마를 경쟁적으로 편성하는 것은 높은 시청률로 광고주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가지고도 자극적인 설정과 치정 통속극으로 얼마든지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지만, 방송사는 최악의 경기 상황을 핑계로 막장 드라마를 계속해서 팔고 있는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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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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