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전무는 최근 세계 일주에 가까운 ‘현장 경영’을 강행하고 있다.
AT&T, 소니, 닌텐도 등 세계 주요 거래선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만나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이 전무의 해외 현장 경영에 삼성전자 투톱인 이윤우 부회장(부품 부문장), 최지성 사장(완제품 부문장)이 동행하고 있어 삼성의 차기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무는 지난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삼성전자 제품 판매장 4곳을 둘러보고 현지 경영진을 격려한 뒤 12일 모스크바로 떠났다고 삼성전자 측이 밝혔다. 이 전무는 오는 16일까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주요 사업장과 거래처를 방문한다. 신흥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출장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상하이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해외 순환 근무를 시작한 이 전무는 그 동안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만 빼고 세계 전역을 돌아다녔다. 지난해 11월 태국에 이어 올해 2월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을 40여일 간 둘러본 뒤 3월엔 대만, 지난달엔 일본을 다녀왔다.
또 러시아로 떠나기 전인 지난 9일에는 휴일임에도 이 부회장과 함께 서울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해 밤 늦게까지 중국 바이어들과 비즈니스 토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출장은 이 전무 혼자였지만 대만은 이 부회장, 일본은 이 부회장 및 최 사장, 이번 러시아는 최 사장과 동행했다. 삼성전자의 세계 경영 최전선에 투톱과 나란히 서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체득한 것이다.
이 전무의 ‘글로벌 스킨십’은 올 들어 더욱 잦아지면서 성격도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해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을 만나는 등 회사 경영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큰 밑그림을 그리는 차원의 행보를 보였다면 올해는 주요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접촉해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에선 와병 중인 스티브 잡스 CEO를 대신해 애플을 경영하고 있는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미국 최대 통신회사 AT&T의 모바일 부문 CEO인 랠프 델라 베가를 만났다. 또 지난달 일본에선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 이와타 사토시 닌텐도 사장 등 재계 거물들과 잇따라 면담했다.
3월 대만행 역시 현지 반도체와 LCD 업계 동향을 살피는 중요한 출장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일상적인 해외 사업장 및 파트너 방문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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