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SK텔레콤 가입자인 직장인 김모(38)씨는 레인보우 포인트를 활용해 한달 3만원 가량인 통화료 중 일부를 결제한다. 또 울적할 때면 포인트를 활용, 이통사 인터넷 사이트에서 벨소리나 컬러링을 다운받아 기분을 전환한다.
휴대전화 사용량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한달 평균 160포인트(KTF 가입자 기준) 정도의 이동통신 마일리지가 쌓인다. 통화료 결제나 콘텐츠 구매에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다. 하지만 김씨처럼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일리지 사용률은 7%에 불과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잠자고 있는 이통사 마일리지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11월부터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하고 가족 간 마일리지 양도, 가족 간 명의 변경시 마일리지 승계를 가능하도록 바꾼다고 20일 밝혔다. 또 유효기간(5년) 경과로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1개월 전에 문자메시지(SMS)로 이용자에게 소멸 사실을 통보하도록 할 예정이다. 마일리지는 번호이동으로 직전 이통사 가입을 해지할 때도 소멸되는데 11월부터는 번호이동 처리 직전에도 SMS로 마일리지 소멸 사실이 고지된다.
SK텔레콤과 KTF는 이동전화 사용료 1000원당 5포인트, LG텔레콤은 1000원당 10포인트가 자동 적립된다. 포인트 사용시 SK텔레콤과 KTF는 1포인트가 1원으로, LG텔레콤은 0.5원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통사 간 금액의 차이는 없다. 이 포인트는 통화료, 데이터 사용료, 뮤직포털 음원 결제, 기부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업체들의 홍보가 부족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마일리지 사용 비율은 SK텔레콤 7.4%, KTF 8.3%, LG텔레콤 5.6%에 그쳤다. 휴대전화 사용자 중 7.1%만이 마일리지를 썼다는 뜻이다.
방통위의 이번 조치로 가족 간 양도와 승계가 자유로워지면 마일리지 사용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잦은 번호이동으로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전에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몰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처도 많아진다. 이통사 가운데 KTF만 통화료 결제에 포인트를 사용할 수 없었는데 11월부터 가능해진다.
기부 가능 포인트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진다. LG텔레콤의 경우 부가서비스와 청소년 요금제 충전에 포인트를 쓸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동전화 마일리지란 게 매월 쌓이고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확실히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 2월부터 SMS 통보를 시행한 SK텔레콤의 경우 마일리지 사용액이 평월 대비 6.5배나 증가했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이통 3사는 연간 407억원의 서비스 비용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방통위는 이통사 멤버십 미가입자를 대상으로 매년 초 요금청구서 발송시 가입안내서를 동봉하도록 했다. 이통사 가입시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으면 이동전화 사용요금에 따라 각종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데 이것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이통 3사의 멤버십 미가입자는 SK텔레콤 1450만명, KTF 544만명, LG텔레콤 528만명에 달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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