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만년 2등 기업 펩시의 대변신’ 보고서를 통해 펩시를 2위 업체의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펩시는 1996년 코카콜라와의 ‘100년 콜라 전쟁’에서 패배했지만 이후 비(非)탄산음료와 스낵시장으로 눈을 돌려 2006년 스위스 네슬레에 이은 세계 2위 종합식음료 기업으로 올라섰다. 연 10억달러 이상 팔리는 메가브랜드 보유 순위에서도 18개로 미국 P&G(23개)에 이어 2위다. 펩시는 지난해 미국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10%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펩시는 탄산음료의 매출 비중이 20%대에 불과하며 영업이익의 절반을 프리토레이, 도리토스, 오트밀 등 스낵류에서 내고 있다. 96년부터 사업구조와 마케팅,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친 결과다.
펩시는 탄산음료 시장이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측하고 98년 주스업체 트로피카나, 2001년엔 게토레이로 유명한 퀘이커오츠를 사들였다. 이후 자사 스낵과 음료에 ‘웰빙 제품’ 이미지를 심는 데 공을 들여 ‘건강에 안 좋은 콜라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을 누그러뜨렸다.
이승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펩시는 코카콜라와의 오랜 싸움에서 진 것이 오히려 약진의 기폭제였다”며 “선도 기업과 같은 시장을 놓고 소모적인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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